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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엿뉘엿 겨울해가 스러지고
느릿느릿 어둠살이 내린다
바람은 제 자리서 맴돌지만
이제 잘 벼려진 칼날 같은
차가움을 잃었다
빨간 산수유 한 알 한 알
겨울 속에서 눈길을 붙잡고
두 눈 가득 하늘빛 조각들
또로로록 또로로록
투명하게 굴러와 떨어진다
소소리바람 따라
변덕을 부리던 기억은
어둠 속에서 긴 잠에 빠지고
무심한 듯 비워낸 가슴에는
아련한 꽃향기 가득한
벌써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