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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유 Apr 30. 2024

상실 - 기억속에서 너를 잃다

봄햇살처럼 내게 왔다

해 질 녘 서풍처럼 가버린

네가 없는 저녁은 쓸쓸하기만 했다


머릿속을 헤집고 기어이 어지럽히는 바람소리

너와 함께 손 잡았던 구석진 공원에서

서툰 헤어짐이 싫어 발길을 머뭇거리던 거리에서

잰걸음으로 너를 찾아 헤매는 내 기억이다


해는 내려앉았다

너의 기억만이 꾸역꾸역 밀려든다

가슴속을 채우는 상실이다


벌써 오래전 가슴 한 켠에서 지워버린 내 사랑

그것은 나에겐 절망이었다


바람이 창흔들고 깨운다

선잠에 놀란 토끼눈으로 내다본 거리엔

한 걸음 두 걸음 발길을 다 잡는 연인들

어쩐 일인지 종점을 향해가던 그날의 너와 나를 닮았다


그래 언제나 그랬다

못다 한 아쉬움머뭇거리

다시 홀로 남겨져 찬이슬에 젖어들고

너는 그렇게 가버리고 나는 홀로 남겨지고

사랑을 알고 되풀이  습관적 이별

어찌할 수 없는 조각난 절망


네가 없는 저녁은 여전히 쓸쓸하고

핏빛 토끼눈으로 거리를 내다보는

내 기억은 이다지도 못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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