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유 Apr 20. 2024

꽃비속에 너를 찾았다

바람결에 묻은 네 체취

그제서야 네가 온 줄 알았다

온 세상에 분홍꽃비를 흩뿌리며 오더니

오늘은 실바람에 날려 온 것이더냐


무심한 몸짓, 촛점 잃은 눈빛

창밖엔 여전히 꽃비가 내리는데

바람은 어디 간 줄 알 길이 없구나


너를 찾아 나선 그 길엔

꽃잎만이 발길에 차이고

어지러이 흩어지는 눈길

한 순간 차올랐다 뚝 떨어지는 슬픔

실바람이 불어오면

그 품에 안겨라도 볼 텐데


너는 무심히도 왔다가

곁눈짓 한 번 없이 가버리고

내 가슴엔 그만큼의 생채기만 남았다

가지 끝엔 동박새 하나 앉았다


떨어져 누운 분홍꽃잎

바람에 날려 흩어진 분홍꽃잎

어지러이 헤매는 퀭한 눈길

너를 찾았다


이전 01화 봄을 기다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