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나를 지나고 스치네 애달픈 마음과는 다르게 붙잡지 못한 순간이었네 다만 내가 살아있음도 사랑했음도 그렇게 이 모든 걸 망각했기에 살아가네 누군가는 오래 앉아 어제일을 나누고 오늘의 안녕을 빌지만 내겐 오래된 낡은 회고와 같은 시집뿐이네 걸었었어 멀리 걷고 돌아와야 할 순간을 놓치고 만 것 같았어 끝이 보이지 않은 길이었지만 체념하고 돌아 나오지도 못했지 음악에 젖다 서글픈 일을 적다 얼기설기 잇다 시를 쓰는 처량한 이가 되었지 글이 내게 없었다면 당신을 알지 못했다면 널 안고 그날 잠들지 않았다면 너를 남겨두고 새벽빛 밝기 전 쓸쓸해하면서도 걸어 나왔다면 사랑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틀림없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당신이 시가 될 줄 몰랐어 내가 당신이란 단어에 이토록 절절할 줄을 몰랐어 그저 일상을 기대하고 바라는 삶.. 적당히 허무하며 갑작스레 환희할 것들이 있고 애닲지만 가까움에서멀어지고 황혼이면 그저 관망하는보통의 날을 바라왔어 시를 쓰는 건 그것으로 산다는 건 실눈을 뜨고 겨우 세상을 바라보는 기분 아주 자주 생경하고 아득한 느낌 매일 저녁과 그리고 밤일뿐 허다한 서글픔으로 살지 이별은 애증은 너무나 짙고 자주 취해있고 취기에 하루를 거듭 돌려보게 되지 너라는 단어를 넣다 뺐다 겨우 넣었는가 하면 다음 말을 적을 수가 없었지 읽힐지라도 시라 할 수 없었어 내가 했던 거라곤사랑한 것뿐 결코사사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