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AI시대임에도 공부가 더 어려워지는 요새 아이들.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공부탑을 더 쌓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에 안쓰러움과 탄식을 표한다.
먼저 학군지와 비학군지의 공부량은 분명 차이가 있다. 우리는 TV에서 학군지 초등 아이들이 밤 10시까지 학원돌기 바쁘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본다. 하지만 내가 사는 곳은 그동네가 아니지. 비학군지에서 한 가지 희망을 걸자면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전부 순공시간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점. 치졸하지만 나는 그걸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그렇다면 나는 여기서 아이에게 무얼 시켜야 할까.
솔직히 학창시절때 나도 시험기간 말고는 열공한 기억이 별로 없다. 그래서 내 아이에게 '평소에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해.'라고 요구하는 것은 양심에 매우 찔린다(ㅋㅋ). 사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공부가 고문스러운 작업이라고 생각하니까. (대학에 가서 관심분야를 깊게 공부하는 건 좀 재밌을수 있으나 고등학교까지 무취향으로 전과목을 공부하는건 즐겁기가 힘들다.)
대신 나는 <매일 조금씩, 꾸준히>를 택했다.
우리 아이는 국영수 학원에는 다니지 않으므로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하지 않는다면 순공시간은 아예 제로다. 그렇다고 기초공사인 초등공부를 안시킬 수도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매일 공부>를 시작한 우리는, 사실 엄마인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단순히 아이가 책상에 앉아 오늘의 할당량을 문제집 풀고 독서한다는 것.]
이 한줄짜리 결과물은 해본 사람만 안다.
엄마인내가많은 것을 매일 먼저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매일의 공부를 위해서는 매일의 공부라이팅을 해줘야 한다. 의지를 불어넣어주고 응원해주며 중간중간 채점과 코칭도 해주는. 월급나오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를 챙겨주다보면 엄마가 먼저 지친다. 아니 미쳐 버린다.
그래서 욕심을 조금 더 내려놓아야 한다. 하루의 할당량을 조금 더 내려놓을수록 더 편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몸소 겪은 꾸준함의 힘은 위대했다.
분명 학교 진도보다 늦게 시작했는데,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새 앞질러 나가있다. 매일의 짜투리시간이 모여 문제집 한권을 뚝딱 끝내기도 한다. 그냥 매일을 묵묵히. 그렇게 할 뿐이다. 오늘 에너지를 많이 소진해버리면 내일은 그만큼의 에너지가 부족해지기에 결국엔 똑같다. 그래서 갑자기 삘(?) 받았다고 쭉쭉 많이 해버릴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