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교시 끝을 알리는 종소리에
발길은 연구실로 종종종
예고 없이 찾아든 한 시간의 공백
휴식이 사탕처럼 달게 녹아들어
빗방울이 유리창을 쓰다듬고
넘기는 차 한 잔에 온몸이 일렁인다
페트병 속 물이 포트로 쪼르륵
전기를 올리는 똑딱임마저
겨울 새벽, 눈송이처럼 포근해
텀블러 안 율무차 두 봉지의 온기,
그 앞에서 나는 어느새
벽난로 앞 눈사람이 되어
이 고요와 따스함에 머물러
빗소리와 차의 조화로움을
뼛속 깊이, 소복소복 담는다
-29년차 현직 초등교사. 일상과 교실, 책 속에서 떠오른 마음을 시와 에세이로 쓰고 있어요. 제 글이 누군가의 하루에 닿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