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나무 사전에 의하면, 특정 소속사에 소속되거나 전속 신분 등이 아닌
본인이 자유롭게 원하는 직종에 계약직 등으로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프리랜서'라는 단어에서 사람들은 '프리'에 집중을 하지만
28년 간 프리랜서 작가로 일해오는 동안 생각해 보면 자유롭기보다 계약에 얽매인 사람처럼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직업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라디오 작가라는 직업은 일반 직장인처럼
거의 매일 출퇴근을 하고 고정된 시간에 일을 하게 된다.
9 to 5는 아니어도 일정한 시간에 출근을 하고 비슷한 시간에 퇴근을 하다 보면
직장인 같은 스케줄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일상의 지루함과 하루의 소중함이 교차할 때가 많다.
똑같은 스튜디오, 똑같은 작가실, 똑같은 책상과 노트북, 똑같은 폰트와 똑같은 코너,
변함없이 지루한 것들 속에 새로운 날의 공기, 새로운 주제와 새로운 사연,
새로운 글과 새로운 음악이 더해지면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고 다른 느낌으로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17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직장처럼 출퇴근을 하며 원고를 썼던 프로그램이 있었다.
새벽 5시 40분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6시 30분에 운전대를 잡으면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출근길,
매일 질리도록 음악을 들으면서도 내 차 안에서는 음악이 끊기는 일이 거의 없었다.
라디오와 MP3를 반복해서 들으며 혼자만의 출근길을 누리는 것이 나름 루틴을 즐기는 방법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루틴이 하루아침에 와장창 깨지는 통보를 받는 것이 프리랜서의 숙명이랄까?
작가들끼리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말이 좋아 프리랜서지~~"
사실 웬만해선 일을 그만두고 싶어 하는 작가들은 거의 없다.
생계형 작가들이 많다 보니 어떻게든 개편에서 살아남아 오래오래 프로그램을 하고 싶은 게 속마음일 거다.
하지만 그 또한 라디오 작가라는 직업의 특성이니 받아들일 수밖에...
그 결과, 잠시 낯선 환경에 적응 중이다.
가끔 지루하게 느껴졌던 일상이 다시 소중해지는 시간들,
낯선 장소와 낯선 관계, 낯선 시간의 공기에 서서히 스며들며 다시금 나만의 루틴이 생기길
오늘도 허울 좋은 프리랜서는 껍데기를 벗고 알맹이를 찾기 위해 몸부린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