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s Jung Nov 11. 2024

가을 학기 시작

[ECT+2] Autumn 2 Week 1

한주의 하프텀 방학을 잘 보냈고 (이번 방학에는 기운이 없어서 레슨 플렌은 많이 하지 않고 쉬기만 했다. 중간에 학교 잠깐 가서 아이들 작문한 것들 마킹하고 교실 정리하고 왔다) 다시 학기 시작이다. 리지는 여전히 몸이 안 좋아서 파트타임으로 조금씩 오는 걸로 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랑 소피, 피비 이렇게 셋이 여전히 맨땅에 헤딩하며 있다. 우리끼리 왠지 모를 동료애, 전우애가 더 두터워진 것 같기도 하다. 


월요일에는 inset day였는데 보통 학교에서 트레이닝하는데 우리 트러스트는 11월 인셋 데이는 트러스트 안에 있는 학교들 다 모아서 같이 트레이닝을 한다. 10개 정도 되는 학교 직원들 다 모이는 거라 근처에 있는 더비 경주로 유명한 Epsom Downs Racecourse 빌려서 매해 모이는데 올해도 여기서 모여 트러스트 현황, 비전 등에 대해 하루 종일 듣고 왔다. 우리 학교에 있다 다른 학교로 옮긴 직원들도 만날 수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엡솜 경마장 - 소모임 있던 2층 발코니에서 찍은 사진


화요일에는 이번 텀에는 지리 수업에서 지도 만들기를 할 거라 아이들과 함께 동네 local walk 하면서 뭐가 있나 보고 왔다. 부모님들도 와서 도와주고 정말 재미있었고 아이들도 방학 끝나고 학교 온 첫날이라 힘들 텐데 뭔가 새로운 걸 해서인지 기분 좋게 등교해서 좋았다. 


수요일은 수업을 했고 오후에는 ECT 트레이닝이 있어서 옆에 있는 학교에 가서 미술 수업에 대해 이야기 듣고 그림 그리기도 같이 해봤다. 실용적인 수업은 늘 환영이다. 

ECT 트레이닝 - 미술


늘 그렇듯 바빴고 다음 주에는 학부모 모임이 있어서 그것들 준비해야 해서 좀 정신이 없었다. 하프텀에 준비했으면 좀 여유로웠겠지만 기운도 없어서 그냥 늘어져있었고 그래서 이번 주에 할 일이 많았다. 부모님 만나기 전에 아이들 전반적인 상황, writing, reading, maths 등에 대한 현재 수준에 대해 다 정리해야 하고 혹시 부모님들이 아이에 대해 궁금한 게 있다면 답할 준비도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반 아이들 중 6명이 SEND라서 그 아이들에 대해서는 어떤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지 정리하고 검토해야 한다. 이 부분이 제일 어려운데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가 특수 아동이니 엄청난 도움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학교는 재정이 없고 우리 학교는 특히 TA들이 오후에 집에 가기 때문에 오후에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누굴 다치게 하지 않고 무사히 하교할 수 있도록 돕기만 하고 있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도 아이들이 조금씩 배우고 성장하는 게 있지만 부모님이 원하는 만큼의 성장은 없기 때문에 부모님과 만나면 정말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게 된다. 


우리 반 아이 중에 정말 특수학교에 가야 하는 아이가 있는데 부모님이 보내고 싶어 하지 않아서 우리 학교에 있는데 이 아이는 yes, no도 말하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 아이 부모님과 면담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리 학교 SENCo인 쌤과 같이 만나기로 했다. 이 아이는 학교에 있는 다른 rainbow room이란 곳에 있는데 이 아이와 친해지려고 매일 점심시간에 10분 정도 가서 인사하고 뭘 하며 어떻게 보냈는지 이 아이 1:1에게 묻고 하고 있다. 처음에는 잘 몰라서 어려웠는데 이제 한 텀 정도 꾸준히 보니 이 이아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아 다행이다. 다음 주에 면담할 때는 좀 어려울 것 같은 게 내년에는 다른 학교로 가야 해서 (우리 학교는 infants 학교라 2학년까지 밖에 없다) 특수학교로 지원하라고 말해야 해서 힘들 것 같다. 아이가 제대로 걷지 못하기 때문에 큰 유모차에 싣고 다니는데 그래도 이 아이가 다른 평범한 아이들과 어울리기를 바라는 부모님 마음은 이해하지만 참 어렵다. 그리고 특수학교도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이 또한 여의치 않다. 특수학교도 자리가 있어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빨리 결정해서 지원해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금요일 오후엔 수업 후에 아이들 디스코가 있어서 (이건 텀마다 한 번씩 하는데 학부모회에서 학교 지원자금 모집을 위해 하는 행사다) 다들 들썩였다. 나 역시 아이들이 너무 흥분해 있어서 오후에 수업할 때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한주가 끝나 다행이다. 


다음 주는 화, 수요일 학부모 모임이 수업 후 3.30부터 7시까지 이틀간 있는데 이것만 끝내면 한숨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기온이 떨어지고 해도 금방 져서 자꾸 기분이 다운된다. 그래도 힘내야지 싶어 기운을 불어넣어 본다. 아자 아자 힘내자! 

이전 08화 길었던 첫 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