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T +1] Spring 1 Week 4
금요일에 wheels and axles 배운 걸로 차를 만드는 시간이 있었다. 톱이나 테이프 등 재료들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반들이 먼저 했고 우리 반은 금요일에 했는데 반마다 잘하는 아이들과 못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다른 반 아이들은 오후에 만들어서 다 완성했는데 우리 반은 금요일 오후 내내 했는데 1/3인 9명 정도가 다 끝내지 못했다. 다 못 만든 아이들 중에 속상해서 운 아이들이 두 명이나 됐다. 작년 우리 반 아이들은 2학년 네 반 중에 제일 똘똘한 아이들이 많았어서 다 끝내고 예쁘게 꾸미고도 시간이 남았는데 올 우리 반은 네 반 중 제일 못해서 월요일에 점심시간에 아이들 모아놓고 더 해야 할 것 같다.
학교 끝나고 생각해 보니 내가 너무 작년 아이들 수준에 맞춰 우리 반 아이들을 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력이 부족하고 지혜가 부족하다 보니 우리 반 아이들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했구나 싶어 자꾸 속이 상한다. 우리는 오후엔 TA가 없기 때문에 나 혼자 애들 axle 톱으로 자르느라 팔이 떨어지도록 했는데 내 수고와 노력이 무색하게 아이들이 구멍조차 뚫지 못해 바퀴도 못 만들고 있어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동시에 매해 아이들 수준이 다르고 아이들마다 잘하는 것들이 다르다는 걸 자꾸 잊는 내 모습이 참 우리 반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아 한숨이 나온다. 월요일에 못 끝낸 아이들 데리고 아이들 수준에 맞는 가장 쉬운 차 만들기를 해야겠다 생각해 본다. 이렇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수업이 아이라 아이들 수준을 미리 예측하고 좀 쉬운 것들을 처음부터 알려줬으면 어땧을까 생각해 본다. 이러면서 배운다고 하기에는 속이 상해 운 아이들의 눈물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다음 주는 레고 스파이크라고 레고로 만들고 코딩해서 작업하는 걸 하는데 우리 반 아이들 수준을 고려해서 2명이 하는 것보다는 4명씩 짝을 이뤄 좀 더 원활하게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주 수요일은 구정이어서 학교에서 구정 설 쇠는 아이들 전통 옷 입고 오라고 했는데 중국 애들은 거의 다 전통 옷 입고 예쁘게 왔다. 우리 학교에 한국 아이들도 좀 있는데 그 아이들 누구도 한복 입고 오지 않아 너무 아쉬웠다. 나도 불편하지만 한복 입고 갔는데 아이들이 중국 옷이냐고 해서 아니라고 한국 옷이라고 얘기해 주고 한국에서 설에 어떤 걸 하는지, 뭘 먹는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국어로 말하기도 하고 했는데 한국 부모님들이 중국 부모님들처럼 전통 옷도 입혀 보내고 해 주면 좋겠다. 우리 반 중국아이 하나는 큰 보드지에 한자로 새해 인사 써오고 중국 자료 사진들 붙여 와서 집에 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show and tell 하겠다고 해서 하게 했는데 우리나라 부모님들도 한국 전통과 역사에 자부심을 갖고 아이들 교육에 참여해 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2월 중순에 스쿨트립을 가는데 부모님들 자원봉사 지원을 받았는데 우리 반만 부모님 자원 숫자가 적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4명 다 채워졌다. 알고 보니 옆 반이 부모님 자원 숫자가 적은 거였는데 나한테만 뭐라고 해서 정말 열받았지만 어쩌겠나. 지금 2학년은 리지가 리더가 되면서 서로 팀으로 도와준다는 생각보다는 편먹고 노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쁠 때가 있는데 어차피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까 내가 할 일만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묵묵히 일해야 할 것 같다. 결국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니 주변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1월이 무사히 마무리 됐고 2월이다. 올해 내 계획 중 하나가 퇴근 6시 전에 하기였는데 정말 많이 노력했고 거의 매일 6시 전에 퇴근했고 늦어도 6.15분에는 퇴근해서 내가 너무 대견스럽다. 2월도 열심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