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T +2] Spring 1 Week 2
이번 주는 하루 빼고 다 6시 이전에 퇴근했다. 다른 선생님들은 4시 늦어도 5시엔 퇴근하는데 내겐 6시까지 퇴근하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이제는 조금씩 늘어지지 않고 정리하고 퇴근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것 같아 나 스스로가 대견하다. 계속해서 나중에는 5시에 퇴근하기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바라본다.
화요일에 내 ECT 시간이 있었는데 (2년 차부터는 두 주에 한번 세 시간 정도 공부할 시간을 갖게 된다. 이건 ECT라면 받아야 하는 당연한 권리이다) 역시나 제대로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2시간 받았다는 점. 지난번에는 커버할 사람 없다고 해서 갖지도 못했으니 이나마 받은 것도 감사해야 한다. ECT 리뷰할 때마다 시간을 제대로 갖는지, mentor와 만나는지 등등 묻는 게 있는데 다 '예스'라고 해야 한다. 안 그러면 내가 일하는 학교에 불이익이 가기 때문인데 그래서 정말 짜고 치는 고스톱 같다. 그냥 내가 받아야 할 시간이지만 학교에서 일하다 보면 학교가 얼마나 빡빡하게 돌아가는지 알기 때문에 내 권리를 무조건 찾기도 어렵다.
수요일은 오랜만에 ECT training이 있어서 옆 학교에 갔는데 오후에 가서 트레이닝받고 돌아오니 내가 간 사이에 우리 반 아이 하나가 수업 중에 교실에서 똥과 오줌을 싸서 난리가 났다고 한다. 그 아이가 똥, 오줌 잘 못 가리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어떻게 됐는지 아이 바지에서 똥이 빠져서 그 똥을 다른 아이가 밟고 아수라장이었다고 한다. 내 수업을 루이스가 커버해주고 있었는데 그 얘기 듣고 루이스 찾아가서 물어보니 그 아이에게 똥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화장실 가고 싶냐고 몇 번 물었는데 계속 아니라고 고개만 저었다고 한다. 나중에 냄새가 너무 지독해서 화장실 억지로 보내고 보니 똥이 떨어져 있어서 오피스에 전화해서 오피스 직원이 올라와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고 루이스는 애 따라 화장실 가서 똥, 오줌 묻은 거 다 닦아주고 다른 옷으로 갈아입혀줬다고 한다. 아이들은 다 그 애 똥 쌌다고 막 얘기해서 아이가 부끄러울까 봐 아니라고 fox가 와서 싼 똥이라고 얘기하고 아이들에게 주입시켜줬다고 한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그 이야기들 다 믿고 해서 똥 싼 아이도 그다음 날 보니 아무렇지도 않게 오고 다른 아이들도 뭐라고 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12월 방학하기 전에는 다른 아이가 똥 싸서 화장실에서 울고 불고 난리가 났었는데 정말 저학년 가르치다 보면 이런 일이 드물지만 일어난다. 널서리나 리셉션은 이런 일이 일상이지만 2학년은 그리 자주는 아닌데 우리 반은 SEND인 아이들이 꽤 있다 보니 이 아이들이 아직은 배변 조절을 잘 못해서 이런 일이 번갈아 일어나는 것 같아 요즘은 화장실 가라고 핸드폰에 알람 맞추고 자주 얘기해 주고 있다.
참, 우리 반에 non-verbal인 SEND 아이가 있는데 이 아이는 늘 1:1 지원을 받고 다른 곳에서 다른 교육을 받는다. 우리 학교는 인펀트 학교라 2학년이 마지막이라 3학년부터 다른 학교를 가야 하는데 보통은 바로 옆에 있는 연계되어 있는 주니어 학교로 가지만 주니어 학교에는 이 아이를 교육시켜줄 시설이 없어서 다른 특수학교를 가야 해서 부모님께 계속 특수학교 찾아보라고 했는데 드디어 한 특수학교에 가게 됐다. 이것도 이야기가 길지만 특수학교에서 와서 우리 아이를 보고 받아줄 수 있는지 체크하는데 다른 학교에서 몇 번 왔다가 다들 자기 학교에서 받아 줄 수 없다고 퇴짜 맞았는데 이번 주 초에 온 곳에서 받아 줄 수 있다고 해서 우리 다 정말 다행이다 했다. 우리 생각에는 2학년 다 마치고 3학년 올라갈 때 가게 될 줄 알았는데 그 학교에서 자리 있으니 당장 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다음 주 화요일이 마지막 날이 돼버렸다. 나도 점심시간마다 가서 보고 놀아서 좀 친해졌는데 아쉽지만 이 아이와 1:1이던 키이라가 엉엉 울었다. 키이라는 이 아이가 널서리였을 때부터 맡아 같이 도와줬는데 아이를 위해서 특수학교 가는 게 맞다고 엄마를 설득했었는데 막상 갑자기 마음 준비할 시간도 없이 가게 되니 엄청 충격이었나 많이 울어 정말 가슴이 아팠다. 그래도 우리 아이가 그곳에 가서 잘 적응하고 더 좋은 교육을 받아서 나중에 컸을 때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조금은 덜했으면 좋겠다.
다음 주에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챌린지 파트너가 오는데 이건 약간 미니 Ofsted 같은 건데 수업들 들어와서 참관하고 인터뷰도 하고 아이들 공부한 노트들도 보고 교실 정리된 것들도 보고 하는 거라고 한다. 재작년에 한번 했을 때 있었는데 그때는 내가 student teacher여서 그냥 방관하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내가 교사라 내가 당하는 입장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지난주부터 수업 준비로 정신이 없었다. 이번 주는 오히려 준비가 끝나서 주말인데 왠지 여유롭고 그냥 마음이 편하다. 처음이니 그냥 무사히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