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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재입원

その夏、私たちが残したもの

by KRG



병실이 얼음처럼 차가웠다.

모든 건 학교의 이동수업 때 일어났다. 여느때와 같이 히노테는 선택 과목인 세계사 수업을 듣기 위해 교과서와 필통을 준비했다. 선택 수업 시간인 만큼 다른 학생들 역시 그들의 수업이 진행되는 반으로 향했다.

히노테는 레이와 같이 세계사를 들었다. 마사키와 타츠야, 유우마, 류토, 사토시는 각자 자신의 수업을 듣기 위해 반에서 나갔다. 한편 히노테는 레이를 만나기 위해 그의 반으로 향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선택 수업을 듣기 위해 각 반으로 흩어졌다. 복도는 학생들로 채워졌고, 시골 고등학교인만큼 전교생이 적을 줄 알았던 히노테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복도는 거의 난장판이었고, 학생들은 각자의 길을 뚫어가며 그들의 목적지로 향했다. 한편 감기가 아직 낫지 않아 힘이 없고, 증후군에 의해 시력이 좋지 않았던 히노테는 인파에 밀려 여기저기 부딪히며 겨우겨우 레이의 반 앞에 도착했다.

감기에 빈혈에 빠르게 움직이며 계속 부딪히는 학생들까지. 환기가 안 되는 상태여서 그런지 공기의 질 역시 최악이었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속도 답답해고 울렁였다.



히노테는 하아 한숨을 내쉬며 빨리 모든 것이 끝나기를 빌 수 밖에 없었다. 숨이 점점 빨라졌고, 그는 속으로 패닉에 빠지고 있었다. 숨은 잘 쉬어지지 않지, 목에는 가래가 껴서 그나마 쉬는 숨도 막히지, 기침은 계속 나오지. 또 멍이 들면 어떡하지. 코피가 나면? 다치면? 또 병원 가야 하면? 아니, 그러다 진짜 위험해지면…? 수명까지 줄어들면…

그는 레이가 나오기를 목빠지게 기다렸고, 곧 레이가 반에서 허겁지겁 나왔다.

“ 히노테! 미안, 빨리 가자! ”

레이가 히노테의 손을 쥐고 세계사를 듣는 반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히노테는 레이의 손에 의지하며 학생들을 겨우겨우 뚫으며 복도를 걸어갔다. 벌써부터 체력이 없었다.



교실에 곧 도착했고, 반의 몇몇 학생들은 떠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선택 수업인 만큼 대부분의 학생들은 조용히 앉아 있었다. 레이는 자신의 자리에 앉었고, 히노테가 그의 옆 자리에 앉았다.

“ 밖에 엄청 시끄럽지? ”

히노테는 말을 하지 못한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숨이 가빠서 당장이라도 기침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겨우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심장은 아직도 요동쳤다. 복도에서 겪은 순간적인 소란에 아직도 머리가 핑 돌고 심장이 철렁했다. 많은 학생들이 환기가 되지 않는 복도에 꽉 차있는 만큼 산소가 부족해서 그런지 히노테의 속이 답답했다. 애초에 폐가 좋지도 않은데.



히노테는 가파른 숨을 천천히 쉬며, 다시 호흡의 안정을 찾았다. 혼란스러운 감정을 다시 속으로 진정시키며 히노테는 괜찮을 거라는 말을 마음속으로 반복했다. 다시는 아플 수 없다.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히노테는 빠르게 팔을 확인했다. 예상했듯이, 군데군데 벌써 빨갛게 부어오르고 있었다. 손끝을 가볍게 눌러보니 욱신거렸다. 곧 멍이 들 것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겠지. 적어도, 이번에는 병원에 실려가진 않겠지.

히노테는 작게 욕을 뱉으며,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히노테는 책상 위에 팔을 올리고 머리를 기대었다. 몸은 너무 무겁고, 머리는 멍했다. 제대로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곧 학교 종이 치고 선생님이 들어왔지만, 히노테는 일어나지 않았다. 몇 분이 지나자 선생님은 수업을 시작했고, 일본어 수업은 그의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속으로 계속 자기 자신에게 말하며 눈을 감았다. ‘ 조금만 쉬면 낫겠지 ‘ 라고. 그러다가 갑자기 가슴 속에서 또다시 답답한 기운이 차올랐다. 심장이 터질 듯 쿵쾅거렸다. 숨이 턱 막혀 왔다. 히노테는 그런 자신의 몸에 확 짜증이 났다. 좀, 진정 좀 하라고, 진정 좀.

그래도, 무리해서 계속 의식을 붙잡고 있지 않으면, 그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채 쓰러질 것 같았다. 그는 어차피 수업을 들을 수 없다는 생각에 책상에 엎드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수업이 계속 진행되는 동안 히노테는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주변 학생들의 시선은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다. 학생들은 각자 자신들의 공부를 하고 있었고, 그 중 몇몇은 히노테가 아픈 걸 알아챈 듯 그를 걱정스럽게 쳐다보기도 했다. 그들의 눈빛은 걱정과 관심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히노테는 그저 답답하고 힘들었다. 그는 그저 집에 가고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선생님의 목소리가 그의 주변을 흔들었다.

“ おい、 火の手。”
[ 야, 히노테. ]



히노테는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선생님이 그의 이름을 부른 것이다. 힘겹게 고개를 들고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계속 엎드려 있었던 히노테의 시야로는 선생님의 표정을 읽기 어려웠지만, 썩 기뻐 보이시지는 않았다.

“ 火の手、起きなさい。”
[ 히노테, 일어나. ]

히노테는 이 말을 듣고 몸을 일으켜보려 했지만, 머리가 아프고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결국 그는 다시 책상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는 손과 몸이 가볍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고, 필사적으로 이를 멈추려 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멈추라고 할 때마다 불안감은 커지기만 했다.



선생님은 그의 마음을 모른 채 더 강하게 말했다.

“ 寝てる時間じゃないぞ。”
[ 자는 시간이 아니야. ]

히노테는 최근에 조금 독학한 일본어를 끼워 맞춰 대충 의미를 추측했다. 그 결과 자신이 지금 어느 정도 상황에 놓였는지 대충 깨달았다. 그는 단순히 쉬고 싶었을 뿐인데, 선생님은 그런 그를 자는 것처럼 여기고 있었다.

히노테는 다시 한번 고개를 들어 봤지만, 선생님의 표정은 여전히 그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듯 굳어 있었다. 따질 힘이 없던 그는 기침을 삼키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겨우 영어로 대답했다.



“ 자는게 아니라… ”

하지만 선생님은 아직도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그런 그의 표정에, 히노테는 답답함과 불안함이 함께 밀려왔다.

“ 寝る時間じゃないと言っているだろ? 日本語が話せませんか?”
[ 자고 있을 시간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일본어 못 해? ]

히노테는 선생님의 말을 이해를 못해도, 뭐라도 대답하려 했지만, 너무 힘들어서 말을 잇기 어려웠다. 고통스러운 몸 상태에다, 계속해서 말을 거는 선생님에게서 느껴지는 압박감이 그의 숨을 더 가쁘게 만들었다.

주변의 학생들이 히노테에게 걱정하는 눈빛을 보내왔다. 몇몇은 히노테의 얼굴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들의 시선은 그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 왜 자고 있는 걸까? ’, ‘ 괜찮은 걸까? ’ 하는 순수한 궁금증이 담긴 눈빛이었다.



그래도 그나마 비난하지 않는, 그런 눈빛이어서 다행이었다. 히노테는 잠시 숨을 깊게 들이쉬며 조용히 자신을 다잡으려 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계속 그를 다그쳤다.

“ 火の手、ちゃんと授業に参加しなさい。”
[ 히노테, 제대로 수업에 참여해. ]

히노테는 깊은 숨을 쉬면서, 이 말이 자신에게 압박으로 다가오는 걸 느꼈다.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몸은 점점 더 무거워져가고 있었다.



한편 히노테가 왜 갑자기 이렇게나 아픈지 이해가 되지 않은 레이는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그 복잡했던 복도가 이렇게나 히노테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그가 일본어로 선생님에게 뭐라도 설명하려는 순간-

뚝.

히노테의 코에서 코피가 떨어졌다. 어라. 히노테의 머리는 순식간에 새하얘졌다. 그의 흐릿한 시야로 붉은 액체가 보였고, 피는 책상에 올려진 교과서에 뚝뚝 떨어져서 붉게 물들여졌다.



“ な、なんだ?! 本当に具合が悪かったのか? ちゃんと言いなさい。保健室に行ってきなさい。レイ、お前も一緒に行って、火の手の話を保健の先生に通訳してあげてくれ。 ”
[ 뭐, 뭐야?! 진짜 아픈거였어? 말을 하지, 보건실 다녀와. 레이, 너도 따라 가서 히노테 말 보건 선생님한테 번역 좀 해줘. ]

이해 할 수 없는 일본어에 히노테는 더욱 당황했고, 그는 차분해지려고 노력하며 빨리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 코를 지혈하기 시작했다. 한편 레이는 선생님의 말을 이해하고 히노테의 어깨에 손을 가볍게 얹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 히노테, 괜찮아? 같이 보건실 가자. 쌤이 허용했어. ”



히노테는 멍한 머리로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휴지는 피로 물들여졌고, 히노테는 축축해진 휴지와 이 상황이 익숙했다. 하지만 익숙할 뿐 여전히 두려웠다. 익숙해 지는 건 그저 두려움을 잘 다룰 수 있게 되는 거니까.

다른 학생들이 다시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히노테에게 그들의 신경을 쓸 시간은 없었다. 그는 레이의 부축을 받고 보건실로 향했다.



보건실에 도착한 후 20분이 지났고, 코피는 멈추지 않았다. 레이는 히노테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히노테에게 여러 말을 했지만, 레이도 속으로는 두려웠다. 그는 누군가가 이렇게나 오랫동안 코피를 흘리는 걸 처음 보았다. 히노테의 피부는 평소보다 창백해 보였고, 그가 종종 레이의 말에 미소로 답해도 속으로는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레이는 잘 알았다.

“ 火の手、 ご両親が来ましたよ。今の状況はかなり深刻そうだから、病院に行かなきゃいけないって言ったの。ご両親の車に乗って、病院に行けば大丈夫よ。 ”
[ 히노테, 부모님 오셨어. 지금 상황이 심각해 보여서 병원에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어. 부모님 차 타고 병원 가면 돼. ]

보건선생님이 보건실 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그녀 뒤로 곧 히노테의 어머니가 서둘러 들어왔다. 그녀의 얼굴은 걱정으로 가득 차 창백한 수준이었다.



“ 부모님 차 타고 병원에 가면 된대. ”

레이가 간단히 번역해 주었고, 그는 히노테가 일어나는 것을 도와주었다. 히노테의 어머니는 호들갑을 떨며 히노테를 부축했다. 그들이 보건실을 떠나려고 할 때, 레이가 조심스럽게 그들에게 물었다.

“ 저… 나도 따라가도 괜찮아? ”

그의 부탁의 이유는 간단했다. 일단 히노테가 걱정되었고, 진단 과정 중에 무슨 일이 생겨도 히노테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었다. 또한 히노테의 진단과 검사 과정을 보며 그의 고통을 이해해 보고 싶었다. 레이의 피부는 히노테처럼 새하얗지 않았고, 레이는 히노테와 달리 건강했다. 그는 히노테의 입장을 생각해보려고 노력해도 이는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래서 그는 항상 히노테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해 보고 싶었다. 게다가 히노테가 무언가가 궁금하면 번역해 줄 수도 있고. 물론 영어를 완전 잘 하지는 않았지만.




“ 그래? 히노테 친구니? 그럼 빨리 와, 서둘러야 하니까. “

히노테의 어머니가 서둘러 보건실을 떠나며 말했고, 레이는 빨리 그들의 뒤를 따랐다.





병실이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리고 히노테의 마음에서는 레이가 켜 준 희망으로 만들어진, 그나마 작은 불씨가 활활 타고 있었다.

지난 몇십분동안 정확히 무엇이 이루어 졌는지 히노테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의사는 청진기로 히노테의 몸 속 소리를 들었고, 폐렴의 가능성이 있다고 뭐라뭐라 설명한 뒤 입원을 권장했다. 코피가 폐로 넘어가서 흡인성 폐렴이 걸린 것이라는 설명은 별로 히노테의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현재로선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레이는 히노테가 지루하지 않도록 이런 저런 얘기를 해 주었고, 히노테는 중간중간 몸짓으로 반응하며 레이의 말에 경청했다.



그렇게 몇분이 지났을까, 할 말이 떨어지자 레이는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히노테가 병원에 오느라고 급히 챙긴 가방은 반 쯤 열린 채로 협탁에 던져져 있었다. 레이는 그의 가방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히노테에게 물었다.

“ 안에 필통이랑 노트 있어? ”

히노테가 고개를 끄덕이자 레이는 다시 한 번 물었다.

“ 그럼 좀 써도 괜찮아? ”



히노테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허락을 듣자마자 레이는 그의 가방에서 필통과 노트를 꺼내, 노트를 휘리릭 넘겼다. 빈 페이지에 도착하자 레이는 멈추고 필통을 열었다. 샤프를 꺼낸 그는 백지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종종 히노테를 바라보며. 히노테는 뭘 그리냐고 묻고 싶었지만, 대충 흘깃 바라보니 레이는 히노테를 그리고 있었다.

“ 사실 저번부터 널 그려보고 싶었어. 널 보면 여러 영감이 떠오르거든. ”

히노테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영감? 그에게서 영감을 받는다고?



“ 솔직히 말해서 너의 피부처럼 새하얀 피부를 지니고 사는게… 쉬운 일은 아닐 거 아니야. ”

“ 그러니까- 넌 대단한 것 같아, 히노테. 강하고. 증후군을 갖고 있지 않는 건강한 사람도 자기 인생에 대해 불만하는데, 너는 잘 버텨내는 것 같아. ”

“ 그래서 항상 너가 웃는 걸 보면 머리에 뭔가가 떠올라. ”

레이가 그림을 그리며 대답했다. 히노테가 강하다고? 그가 인생을 통틀어서 처음 들어 본 말이었다.



그렇게 다시 침묵이 흘렀다. 히노테는 레이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고, 레이는 조용히 계속 히노테를 그렸다. 연필의 사각거리는 소리만이 병실을 채웠다. 몇 분이 지났을까, 레이는 그림을 다 그렸는지 히노테의 시선에 불쑥 노트를 가져갔다.

“ 자, 어때? ”

히노테는 정신을 차리고 레이의 그림을 보았다. 연한 선과 진한 선, 그리고 얇은 선과 두꺼운 선이 모두 조화를 이루어서 엉켜져 있었다. 실처럼 뭉친 선들은 히노테의 형태를 만들었고,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히노테는 그 그림에 날아 갈 듯했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의 모습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영감이 된다는 사실부터, 레이가 그에게 해준 말들부터 마음이 포근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레이의 그림은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어딘가 깊이감이 보였고, 순수했다. 정말 끝내줬다.

히노테는 아는 단어들을 모두 쥐어짜서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목 상태와 의사의 진단은 그를 멈추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박수를 치며 활짝 웃었다. 노트를 받고, 그림을 자세히 보았다. 거친 선과 부드러운 선이 번갈아가며 표현되어 있었고, 선들이 만든 히노테의 모습은 가까이 다시봐도 훌륭했다. 히노테는 신난 채로, 아니, 어쩌면 흥분한 채로 그림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 여기저기를 가리키며 레이에게 자랑하듯이 보여주었고, 레이는 헤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히노테는 필통에서 연필을 꺼내 노트 한 장을 넘기고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 넌 진짜 멋진 것 같아, 레이! 말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못 하는게 뭐냐? ’

레이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바로 대답할 수 있었다.

“ 수학? ”

히노테는 그의 대답에 피식 웃고 다시 노트에 무언가를 적었다.



‘ 난 일본어 못해서 수업도 못 알아 듣는데? 나보다 낫네. ’

레이 역시 히노테의 글씨를 보고 킥킥 웃었다.

“ 에이, 아냐. ”



그 때, 레이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재빨리 그의 핸드폰을 잡고 화면을 확인했다. 앗. 사쿠라이 유이, 그들의 담임 선생님! 히노테를 따라 병원으로 올 때 담임 선생님에게 알리는 것을 까먹었다. 레이는 식겁하며 전화를 받았다. 그가 일본어로 뭐라뭐라 말하는 것을 히노테는 멍하니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몇 분이 지났을까, 레이는 전화를 끊고 휴 한숨을 쉬었다. 궁금증이 생긴 히노테는 고개를 갸우뚱거렸고, 레이는 헤헤 웃으며 그의 의문을 해결해 주었다.

“ 담임 선생님… 까먹고 말을 안했어. 너 따라 병원 갈거라는 말… ”



히노테는 작은 소리로 하하 웃었지만, 곧 다시 기침이 시작할 뿐이었다. 레이는 그의 친구가 기침을 멈추기를 기다렸고, 히노테는 조용히 목을 가다듬었다. 히노테가 괜찮은 것을 확인 한 레이는 그를 안심시켰다.

“ 선생님 별로 화 안 나셨어. 너 얘기 하니까 바로 차분해 지시던데? ”

히노테는 다행이라는듯이 안도의 미소를 보였다. 그가 연필을 다시 꽉 쥐고 노트에 무언가를 적었다.



‘ 다음에는 내가 병원에 실려가도 같이 안 가줘도 돼. 너가 싫은 건 아니지만 너한테 아픈 모습을 보여주는 게 싫달까… 게다가 넌 선생님 허락도 안 받고 왔잖아!? ’

레이는 헤헤 웃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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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