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기 때문에
빛나야 하기 때문에
별이 반짝이는 것은 아닙니다
저 별이 유난히 눈부신 것도
간격을 자꾸 좁히는 것도
마지막 타다 남은 재라도
나에게 오고 싶기 때문입니다
한그루 이름 모를 나무로 자라나
그늘이 되어주다 그루터기가 될지라도
연리지*로 천년만년 살자는 것입니다
꽃이기 때문에
맴돌다 머무는 숙명 때문에
꽃이 피고 또 지는 것은 아닙니다
바람이 생명의 이름을 불러주면
하얀 새가 소망을 담은 꽃씨를 물고
빈 들판에 그 이름으로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어느 날 우연히 눈 맞추고 담았던 생이
마지막 이별을 고할 때
머나먼 낯선 길을 함께 하고자
제 심장을 아낌없이 나누는 것입니다
별은 지금도 하얀 연기에 묻히고
꽃은 또 약속을 남긴 채
먼 길을 보듬어주다 오겠지요
어느 한 생명을 위해서 말이죠
*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한 나무처럼 자라는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