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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 / 한수남

by 한수남 Aug 27. 2024

여름부터 가을까지 전어를 파는 그녀는

예전에 며느리였다. 집을 나가지는 않았지만

전어만 보면 예전에 집을 나갈 뻔했던 일이 떠올라

혼자 슬며시 웃었다


뼈가 연할 때는 회무침을 하고

뼈가 실할 때는 구이를 했다

팔고 남은 것만 먹어도

좋아하는 전어라 행복했다


며느리를 보게 되면 맛있게 구워줄 텐데

나란히 나란히 전어를 구워

머리부터 꼬리까지 남김 없이 먹는 방법을

알뜰살뜰 알려줄 텐데


요즘 전어는 비싸다. 그래도

아침저녁 바람이 불어 숨 쉬기 한결 나아졌다

가을은 뭐니뭐니해도 전어로부터 온다면서

한 마리 더 얹어주신다. 날 보고

새댁이라 정답게 불러 주신다


                제가 구운 전어 두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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