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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ONE Sep 20. 2024

나무의 아래에서

나무의 아래, 어둑한 그늘 속으로 숨어들었다.

그 아래에서 올려다본 나무는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면서도 그늘을 유지했다.

아아, 부드러운 강함이란 이런 것일까.

어찌 이리 하늘하늘한 것이 긴 시간 굳건히 버틸 수 있는가.


겉에서 본 나무는 그저 단단하기만 했는데,

직접 가서 올려다보니 수없이 흩날리는 모습이

마치 나와 같아 닭똥 같은 눈물을 똑 똑 흘려버렸다.


흔들리는 가지가 생각보다 너무 가녀려서,

그 가녀린 가지를 아등바등 붙잡고 놓치지 않으려는 잎새들이 너무 격정적이어서,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당장에라도 날아갈 것 같아서,

나무 아래에 앉아서 그렇게 한참 동안 청승을 떨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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