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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건축가가 밴쿠버에서 취업하려면?(1)

이민 1세대의 당돌한 실무 에세이-회사 

by 구워홀러 Feb 04. 2025

이번 이야기는 번데기 앞에서 주름 제대로 잡을만한 주제이다.


우연한 계기로 배우자의 친한 친구 남편을 가벼운 수준에서 멘토십 하게 되었다. 그는 출신 국가에서 건축가로 13년의 경력이 있고, 나는 밴쿠버에서 고작 7년 차 현업에 있는 공식 직책은 Intermediate Architectural Technologist이다.


외국인 근로자 또는 영주권자가 그들의 나라에서 Registered Architect이었을지라도, 캐나다 BC주에서는 해당 국가의 건축가 자격이 단박에 호환되지 않는다. 그들이 공식 건축가가 되고 싶다면, Achitectural Institute of British Columbia의 BEFA 프로그램을 따라야 한다.

aibc.ca/wp-content/uploads/files/2024/11/Pathways-to-Registration-in-BC.pdfaibc.ca/wp-content/uploads/files/2024/11/Pathways-to-Registration-in-BC.pdf

밴쿠버에서 Registered Architect 가능 여부는 논외로 하고, 그렇다면 그들은 밴쿠버에서 어떻게 취업준비를 해야 할까?




정답은 To Be Localized, 현지화되기이다.


현지화되기란, 단연 영어는 기본 의사소통 가능을 전제로 한다. 영어 면접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인데, 긴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실력이 아무리 출중하다 할지라도, 대화 자체가 안 된다면 일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다. 부족한 영어 실력은 면접에서 반드시 걸리 지기 때문에, 개인의 언어 문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영어가 기본 수준이 된다면, 현지화를 위한 급선무는 밴쿠버 (또는 영미권 국가)의 건축 실무 용어들을 머릿속에 탑재하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몇몇 건축 실무 단어들이 외래어와 외국어인 점은 다행스럽지만, 우리가 이 용어들의 정확한 발음을 소리 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 최대한 비슷한 발음을 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도 현지화되기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슬라브는 Slab /slæb/, 닥트는 Duct /dʌkt/, 샤프트는 Shaft /ʃæft/이다.


그렇다면, 현지화를 위한 실무 언어는 어디서부터 얼마만큼 알아야 하는가? 한국과 다른 길이와 넓이 단위를 사용하는 Imperial 단위와 분수를 영어로 거침없이 내뱉는다, BC주의 건축 법규에 쓰이는 용어들을 알고, 조항들을 척척 해석한다, 비가 자주 오고 습한 환경의 BC주를 위한 Building Envelope 디테일 용어들을 알고, 디테일 도면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 등 건축의 영역은 방대하기만 하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나는 기본을 돌아보는 것을 제안한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지원하려는 직업 타이틀의 직무를 영어로 읽어보기이다. 온라인상 이 정보들의 출처와 형식은 다양하다. 요즘 핫한 ChatGPT를 이용하거나, 구글과 네이버의 검색기능을 사용하여 활자 자료를 찾아 공부한다. 또는 유튜브를 통해 듣기와 시청하기로 시청각을 동시에 이용하여 로컬 영어 정보를 머릿속에 입력시킨다. (두뇌는 오감의 여러 감각을 동시에 이용하여 학습할 때 더 잘 기억한다고 한다.)


한국(외국)에서 건축가 일을 했다면, BC주에서 지원할 수 있는 직업은 Architectural Designer(Un-registered Architect)와 Architectural Technologist이다. WorkBC의 읽기 자료를 예를 들면, Architect는 아래와 같다.

출처: workbc.ca/career-profiles출처: workbc.ca/career-profiles

Architectural Technologist은 아래와 같다.

출처: workbc.ca/career-profiles출처: workbc.ca/career-profiles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현지화되기 앞서 자신 스스로를 돌아보자.




다음 소개할 현지화 방법은 건축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영어로 훑어보는 것이다. 특히 아래 자료는 ‘물 반 실무 용어 반’이다.

출처: wc-studio.com/journal/2019/7/5/working-with-an-architect-understanding-phases-of-design-cons출처: wc-studio.com/journal/2019/7/5/working-with-an-architect-understanding-phases-of-design-cons


위 단계를 숙지하고, Cover Letter와 인터뷰 때 위에 등장하는 단어들을 '과감하게' 사용한다.


또한 면접관은 경력 있는 지원자라면, 위 용어들과 단계는 반드시 알고 있을 것을 전제로 인터뷰할 것이다. 따라서 위 표를 응용하여, 한국(외국)에서 자신이 했던 프로젝트들의 단계들을 영어화 시킨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 수정이 따라올 것이고, 새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것은 면접 때 포트폴리오를 설명하는 대사가 된다.




위 단계들을 마쳤다면, 마지막 단계로 현지 채용 공고들의 인재상을 꼼꼼히 확인해 보고 면접 자기소개와 인터뷰 예상 질문의 예상 답안을 정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밴쿠버의 두 회사가 찾는 Intermediate Architectural Technologist의 기대 직무와 인재상은 아래와 같다.

출처: aibcclassifieds.wordpress.com/category/career-opportunities출처: aibcclassifieds.wordpress.com/category/career-opportunities
출처: aibcclassifieds.wordpress.com/category/career-opportunities출처: aibcclassifieds.wordpress.com/category/career-opportunities
출처: aibcclassifieds.wordpress.com/category/career-opportunities출처: aibcclassifieds.wordpress.com/category/career-opportunities

회사가 요구하는 인재상과 자신의 역량(Skillsets)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위 몇몇 문장들을 자신의 언어로 만든다. 이 표현들은 자기 소개할 때도 녹여내고, 면접자의 질문들에 대한 답변에도 활용한다.


인재상 리스트에 자신이 부족한 점이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지도 공부해 놓고, 예상 답변을 준비한다.




로마에서는 로마 법을 따라야 한다. 한국(외국)에서 건축 경력이 있다면, 자신이 알고 있던 한국 법을 로마 법으로 응용하기만 하면 된다. 그렇다면, BC주 건축 디자인 회사의 취업은 따놓은 당상이다.


저년차의 경험을 바탕으로 브런치북 [해외취업을 위한 지침서: 건축설계] 편도 참고하기 바란다.

https://brunch.co.kr/brunchbook/workabroad


*Language Barrier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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