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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연인

(가을에 만난 가슴 아픈 연인들에게)

by 글쓰는호랭이

홀로 서는 법을 배운 여인

가을 바람도 들이지 않는 창가

긴 그림자와 나무처럼 서 있던

단단해진 세월


가을 비로 온 그대

지친 발걸음 가늘어진 숨결

당신이 좋습니다, 나의 마지막

닫힌 문에 빛이 뻗는다


사랑은 낙엽보다 무겁고

여인의 어깨는 서리처럼 차가워지지만

놓을 수 없는 손


부디

두 사람 위에 따스한 햇살이 머물기를

떨어지는 낙엽 사이로 축복이 내리기를

겨울 건너 봄이 오기를

서로의 생을 지켜주는 빛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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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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