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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일월의 산골은

어찌 요즘엔 주객이 전도된 것만 같구먼요,

by 태하

추위를 싫어하는 나는 겨울산골의 시린

찬 바람이 불어오면 몸뎅이를 움츠리고

온종일을 화목난로 앞에서 불멍을 때리

거나 산골일기를 주절거리면서 세월을

때우며 지네기도 하지요~^^


지루한 산중의 겨울에는 눈이 많이 와서

쌓여 인적 없는 산중에서 혼자만의 날들

을 보낼 때면 눈만 뜨면 늘어져 잠만 자는

팔자가 좋은 발발이 넘들을 툭툭 건들어

보기도 하지만은 녀석들은 잠깐 실눈을


뜨고 쳐다보는 것이 이 인간이 심심한가

보다고 곁눈질을 하고 쳐다보다가 이내

귀찮다는 듯이 눈을 감아 버리는 것들이

마치 나를 상대하는 것이 싫다고 하는 것

만 같구먼요''!


~~~~~*~~~~~


녀석들은 그래도 같이서 놀아줄 짝들이

있고 넘들은 심심하면은 산과 들을 다니

뛰어놀다 배가 고프면 내가 차려놓은

먹거리로 배를 채우고 난로 앞에서 널부

러져 잠들을 자고 있는 녀석들을 보면서

어쩌다가 부럽기도 하면서 얄미웁기도

한 나이기도 하지요~^^


'어찌 요즘은 주객이 전도된 것만 같지요!


산에 입산하기 전엔 그 시절에 대부분이

그렇듯 동물들에 무관심으로 소 닭 보듯이

그렇게 살았던 나인 것을 이제 자연 속에서

삶을 살다 보니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이제는 내가 녀석들 눈치를 보는

하세월을 실감합니다


따뜻한 화목난로 앞에 소파에 기대어서

보내며 지내는 날들은 낮잠에 빠지기도

하는데 밤이 되면 잠을 이루 지를 못하고

담금주 한잔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하기도

하지만 단잠을 이루지는 못하지요~!?


열정 속에 거침없이 살았던 지난날 연말이

되면 먼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아 하루해

가 저무는지도 모르고 지칠 줄도 모르는지

아침 해가 뜰 때까지 마시고 일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뜨거운 몸을 불사르며 살았었든

그 시절의 내가 생각이 납니다''!




아직은 이른 겨울이지만 오늘 산바람이

차디찬 것이 입동이 지나고 마음은 이미

겨울 산중에 있는 것만 같은데 벌써부터

따뜻한 봄을 그려 보는 것은 저물어가는


예순의 세월의 아쉬움인지 앙상한 나무

에서 떨어지는 낙엽이 휘날리는 신선골에

스산한 산 바람 소리가 을씨년스러운

십일월의 산골입니다 ~~


*내변산의 아름다운 산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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