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책만 읽은 바보’가 되지 않으려면

옛 선조들에게 배우는 지혜, 온고지신(溫故知新)

by 독자J Mar 20. 2025

  p.264~279

『손자병법』, 글항아리, 손자 지음, 김원중 옮김     

 

 일본과의 전쟁이 한창이던 1597년, 이순신은 남은 전선 13척과 남은 수군들을 모두 불러 모은 후 이렇게 말했다.      


병법에 이르기를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死則生 必生則死)고 했으며, 또한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 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一夫當逕 足懼千夫)고 했는데 이는 오늘의 우리를 두고 이른 말이다. 그대들 뭇 장수들은 살려는 마음을 가지지 말라. 조금이라도 군령을 어긴다면 즉각 군법으로 다스리리라! (『정유일기』 9월 15일, 출처: 나무위키)      


그리고 13척의 전함을 이끌고 133척의 일본 함대에 맞서 기적적인 대승을 거두었다.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명량해전이다.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은 아들 이회에게 병사들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순신은 영화에서 보듯, 다른 함선들은 뒤로 물러나 있는 가운데에서도 혼자 돌격하여 적선 수십 척을 격파했다. 이윽고 상황이 반전된 것을 안 안위, 김응함 등의 배가 하나, 둘 합류하여 실로 기적과도 같은 놀라운 승리를 거두었다.      


 이순신은 대장선 한 척만을 이끌고 적선 수십 척과 맞붙을 것이라고 예측했을까?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 그것까지 계산에 넣었을 것 같다. 만일 본인이 살고 대장선을 잃지 않은 채 적선을 격침시킬 수만 있다면, 그리하여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켜 군대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이 전쟁에서 이길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손자는 병사들이 사지(死地)로 내몰렸을 때, ‘빨리 싸우면 생존할 수 있으나, 빨리 싸우지 못하면 멸망한다.’라고 했기 때문이다. 또한 『사기』 「회음후열전」에서 한신이 배수진을 사용하여 조나라의 20만 대군을 격파한 후 휘하 장수들과 나눈 대화에서 말한 대목을 봐도 그렇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도 병법에 있는데 여러분이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이오. 병법에는 죽을 곳에 빠뜨린 뒤라야 비로소 살릴 수 있고, 망할 곳에 둔 뒤라야 비로소 멸망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 있잖소? 우리 군대는 내가 평소부터 훈련시켜 온 정예부대가 아니오. 말하자면 시장 바닥에 있는 사람들을 몰아다가 싸우게 한 것과 같소. 이런 형국이므로 이들을 죽을 땅에 두어 저마다 자신을 위하여 싸우게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곳을 둔다면 모두 달아날 텐데, 어떻게 이들을 쓸 수 있겠소? (p.272)     

 

 모두가 같은 병법을 보지만 한신이나 이순신처럼 생각하지는 못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말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느낀다. 단순히 책을 많이 봤다고, 학위가 있다고, 공부를 오래 했다고 실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하며 내 것으로 만드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을 옛 선조들은 말하고 있다. 옛말에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이 있는데,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라는 뜻으로, 단순히 기존의 지식을 암기하거나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익혀 나만의 새로운 결과물과 생각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신과 이순신은 모두 온고지신의 자세로 병법을 익혔기에 나라에 큰 공을 세울 수 있었다.        

 

 위의 한신과 이순신의 사례는 리더는 구성원들을 결집시키고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손자는 이를 위해 병사들을 잘 먹일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사지로 내모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다소 길지만, 다음을 보자.      


무릇 객(客, 적군)의 입장으로 용병하는 길에 있어서 (적진) 깊숙이 침투해 들어갈 때, 의지가 올곧으면 적은 이길 수 없다. 그들의 기름진 들판에서 탈취하면 삼군이 충분히 먹을 수 있고, 삼가 (병사들을) 잘 먹이고 피로하지 않게 하며 사기를 높이고 힘을 축적하며 병사를 다루고 묘책을 헤아리면 (적이) 예측할 수 없다. 

갈 곳 없는 군대를 투입하니 죽음으로써 싸워 패배하지 않는다. 죽음도 불사하지 않은데 어찌 병사들이 온 힘을 다하지 않겠는가? 병사들이 깊은 함정에 빠지면 오히려 두려워하지 않으며 달아날 길이 없게 되면 굳세어지니, 깊이 들어가면 [군심(軍心)이] 결집되어 부득이 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 군대는 법령을 정비하지 않아도 경계심을 갖게 되고 요구하지 않아도 승리를 얻게 되며, 약속하지 않아도 (내부가) 친하게 되고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믿게 된다. 미신을 금하고 의심스러운 생각을 없애니 죽음에 이르러도 도망가려고 하지 않는다. (p.275)     


 이와 같이 리더는 단순히 구성원들을 관리·감독하거나 그들 위에 군림하며 그들을 부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하여 그들의 마음을 동하게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구성원들 간의 단합력과 응집력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것을 강조한 다음 대목을 보자.      


이른바 옛날에 용병을 잘하는 장수는 적으로 하여금 (적의) 전방과 후방이 서로 따르지 못하게 하고 주력부대와 소분대가 서로 의지하지 못하게 하며, 신분이 귀한 자와 낮은 자가 서로 구원하지 못하게 하며, 사졸들이 흩어지면 모이지 않게 하고 병력이 집중되면 결집하지 못하게 한다. (p.273)      

 

 한편,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며, 구성원의 신뢰는 일관된 원칙에 입각한 조직 운영과 합리적인 상벌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손자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때문에 (바야흐로 전투가 시작될 때에) 말을 나란히 매어 두고, 수레를 땅속에 묻어놓는 것은 (병사들을) 충분히 믿지 않는 것이다. 통제하고 용맹하게 하는 것을 일관되게 하는 것이 군정(軍政)의 이치이다. 강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갖추는 것이 지형을 운용하는 이치이다. 그러므로 용병을 잘하는 자가 손을 잡고 한 사람을 부리는 것처럼 하는 것은 (병사들로 하여금) 어찌할 수 없게 하기 위한 것이다. (p.278)       


손자병법』은 고대의 병서(兵書)이므로 문자 그대로 해석하거나 병서 자체로만 바라보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그보다는 온고지신의 자세로 학습하여 오늘날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 보는 것이 이 책의 독자들이 현실적으로 지녀야 할 태도이다. 이순신과 한신을 참고 삼아, 온고지신의 자세로 계속 공부해야겠다.  

이전 22화 프로젝트: A급 조직 만들기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