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었다는 건
여름도 슬슬 얼굴을 내민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런지
알게 모르게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가는 느낌이다.
사실 나도 여름 시즌 수영은 처음이라
정확히는 모른다.
그냥 그런 기분이다.
장거리를 할 때
항상 시작 6~7바퀴가 고비다.
팔이 아프거나,
숨이 차오를 때도 꼭 그 시점이다.
근데 그걸 넘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몸이 가벼워지고,
몇 달 전만 해도
1바퀴도 힘들었던 걸 생각하면
이 적응이라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다.
오늘도 어김없이 장거리로 넘어갔다.
20바퀴를 채우고
잠깐 숨을 고르려고 멈췄다.
그런데 다시 장거리를 이어가려 하니까
피로감이 갑자기 확 밀려왔다.
본능적으로
“아, 오늘은 다시 20바퀴는 무리겠는데?”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를 탄다는 말,
오늘처럼 실감난 적도 없다.
그렇게 장거리를 마친 후
마무리로 몇 바퀴를 더 돌았는데
그때는 오히려 몸이 더 가벼웠다.
그래서 일부러
발도 더 세게 차고,
숨도 덜 쉬고
조금 더 멀리 잠영도 해봤다.
오늘은 얼마나 빠르게 갈 수 있을까?
궁금해서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있는 힘껏 저어봤다.
1바퀴를 돌자마자
숨이 확 차올랐다.
“이거 뭐지?” 싶은 마음으로
그대로 힘을 다 써서
2바퀴를 돌았다.
몸에 힘이 다 빠지고
숨이 엄청 찼다.
마치고 올라오면서
잠깐,
내가 적응한 건 정확히 뭐였을까?
그동안 해오던 게 헛된 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