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아마추어 마스터즈 팀입니다.
심장이 쿵쾅 거린다. 싸늘하다, 하지만 걱정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아니... 그게 아니잖아 이 양반아
미안했다.
아나운서의 멘트가 들려오고 긴장의 최고조 순간이다.
" 남자 3그룹 평영 50m 결승 "
" 1 레인 마이클 펠프스 동탄 새벽반,....... 4 레인 책 한 그릇 부정출발 "
이어서 저 멀리 나를 위한 응원소리가 들려온다.
" 부정출발 책 한 그릇 파이팅 "
부정출발.... 그렇다 우리 팀 이름이다. 왜 부정출발이냐고?
세 보이니까. 그리고 누구나 우리 팀을 기억할 거 같으니까.
우리의 예상은 적중했다. 팀이름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웃음과 응원의 한 마디씩 했다.
" 멋져요 ", " 진짜 부정출발 하면 안돼요 ㅋㅋ "
문제는 4번 레인에 서있는 나 자신은 하나도 안 들렸다.
" 심장아 나대지 마, 집사람한테 프러포즈할 때도 미동 없던 네가 왜 지금 나대니 "
그러는 동안 다음 멘트가 나왔다.
" Take youre mark = 선수 출발준비 , 3, 2, 1, 띵! "
나는 출발준비 멘트가 나오면 속으로 3초를 세고 기계는 띵 소리에 저 멀리 다이빙을 한다.
그 순간만큼은 나 자신이 공중에 날고 있는 기분이다.
다이빙에 성공하고부터 기억하는 거라곤 내가 그 누구보다 물살을 가르며 앞만 보고 가는 거였다.
나는 가르는 물살들을 보며 마치 내가 홍해를 가르는 모세 같다고 생각했다.
내 옆에 누가 있는지 곁눈질로 보지만 안 보인다. 벌써 나를 따라잡았나? 불안이 엄습해 온다.
앞에 피니쉬 라인이 보였고 이내 도착라인의 벽이 보였다.
" 힘들 때 한 번 더 "
내가 군생활 하면서 지겹게 듣던 말이었다. 힘들 때 한 번 더 어떻게 하냐고 싶지만 되더라.
그렇게 나는 터치를 했고 체인스토크 호흡을 몰아쉰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 나의 숨소리 말고는
정신 차렸을 때 들려오는 목소리는
" 선수분 아직 나오지 마세요 아직 선수들 도착 전입니다. "
" 엥? 그게 무슨 소리.... 제가 마지막 아닌가욥? "
" 네 선수분 1등 이에욥. 부정출발 한 거 아님? ㅋㅋ "
와... 이거 나 진짜 부정출발인가? 잠시 생각해 본다. 결과는 3그룹 2개 조에서 전체 1등
어안이 벙벙했다. 제가요? 왜요? 아니 선수 대기실에서 다들 비싸고 좋은 수영복들도 입고 있고
서로 기록과 대회 얘기들 하면서 속으로 " 아... 다들 전문 선수들이구나... 그냥 완주만 하자 "
생각했던 나인데 내가 1등이라고? 기쁘기보단 뭔가 허탈한 이 기분
경기가 끝나고 정리하고 나오는데 같이 뛰었던 이름 모를 선수분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 저기 혹시 선수세욥? "
" 저요? 아니요 저는 그저 부정출발 팀에서 부정출발 안 한 사람인데욥. "
우린 서로 수고했다며 슬램덩크 마지막화에서 나오는 서태웅 강백호 하이파이브 보다 더 멋진 하이파브를 하고 돌아갔다.
그날 우리 부정출발팀은 소수정예 6명이 참가하여 수많은 팀들 중에서 메달도 많이 따고 성적도 좋아
종합 4위를 했고 사람들은 우리를 우러러봤다. 그리고 웃펐던 건 진짜 우리 팀 이름답게 팀원 한 명이
실격을 받았는데 부정출발로 인한 실격이었다. 우린 위로보단 서로 끅끅 거리며 웃기 바빴다.
수영관계자도 살면서 이렇게 웃긴 부정출발은 처음 봤다고 했다.
실격을 받아도 우린 웃음으로 해결할 정도로 즐기다 왔다.
이 글을 읽고 나중에 마스터즈 수영대회에서 부정출발 팀을 발견한다면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우린 팀이름과는 다르게 전문성 있게 안 걸리게 부정출발을 하는 전문 실격 회피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