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내 안에 놓고 온 꽃
문득, 내 안에서 쿵 하고 소리가 났다.
아무도 부딪힌 적 없는데,
내가 나를 치고 지나간 자리에서.
늘 남들에게만 눈을 주었다.
그 사람, 저 사람,
심지어 길가에 떨어진 낙엽에게까지도
“괜찮니?” 속삭이면서.
그러나 내 안쪽,
낡고 작고 잘 들리지 않는 방 안에는
언제부터인가 아무도 찾지 않았다.
심지어 나조차.
거울 앞에 선 나는
생각보다 더 오래 혼자였고,
어쩌면, 이미 오래전부터
혼자였는지도 모른다.
나는 내 안에 오래 비워둔 방 문을
조용히 열어본다.
창문도 없고, 먼지도 많은 그 방에,
아주 오래된 내가
그저 다리를 접고 앉아 있다.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이름을 불러야 할까.
아니면, 이름조차 부끄럽다고
그저 말없이 앉아 있어야 할까.
나는 지금,
나를 위해 안부를 물어본다.
'나'라는 이름의 방에,
아무도 몰래, 작은 꽃 하나를 놓고 온다.
언제 물을 주러 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늘,
여기에 꽃이 피었다는 것만은
기억해주기로....
“내 안에 피어난 작은 안부 하나가,
by 숨결로 쓴다 ⓒbiroso나.
안부는 때로, 말보다 오래 기억되는 마음이다.
그 조용한 안부들을 모은 《말 없는 안부》는
매주 토요일,일요일 천천히 당신에게 말을 겁니다.
<biroso나의 숨결 감성 연재>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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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 / 목 《엄마의 숨》
2) 화/ 목 《별을 지우는 아이》
3) 화 / 금 《아무 것도 아닌 오늘은 없다》
4) 화/ 토 《숨쉬듯, 나를 쓰다》
5) 수/ 금 《다시, 삶에게 말을 건넨다》
6) 수 / 일 《마음에도, 쉼표를 찍는다》
7) 토 / 일 《말없는 안부》
8) 일 / 월 《가만히 피어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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