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잘난 사람에게는 질투가 잘 생기지 않는다.
아이유가 명품을 입고, 해외에서 휴가를 보내든
박지성이 런던에 집을 사든—
그건 그냥 스크롤을 넘기면 끝나는 일이다.
‘그럴 만하니까’ 하고 넘기면
질투도, 비교도 오래가지 않는다.
애초에 사는 세계가 다르다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나와 비슷하다고 여겼던 사람,
같은 시기에 취업하고
비슷한 고민을 나누던 친구가
조금 더 앞서나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감정이 묘해진다.
‘쟤는 나랑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
그 생각이 스치기 시작하면
비교는 피할 수 없는 감정이 된다.
질투는 위에서 오는 게 아니다.
옆에서 온다.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상처를 더 많이 받는 건
그들이 앞서간다는 사실이 아니라,
우리가 ‘같다’고 믿었던 그 전제가
조용히 깨지기 때문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나는 전혀 비교하지 않았는데
상대가 나를 경쟁 상대로 삼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리는 순간.
괜히 마음이 복잡해졌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였다.
나는 그저 편한 사람이라고만 여겼다.
한때 같은 고민을 나눴고,
비슷한 말투로 푸념도 주고받았던 사이.
그런데 어느 날
그 애가 이상하게 뾰족하게 굴기 시작했다.
별일 아닌 일에 따지고,
사소한 말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왜 이러지?
처음엔 어리둥절했다.
그러다 문득,
그 애가 나를 이기고 싶어 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비교한 적도 없는데
상대는 오랫동안 속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나보다 앞섰다고 느끼고 싶어 했고,
그걸 말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했다.
그걸 알아채는 순간,
기분이 상했다.
우월해서가 아니다.
그저 나는
그 애를 경쟁 상대로 여겨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닮은 줄 알았던 사람에게서
가장 멀어지는 순간은
사실은 닮지 않았다는 걸
확실히 깨닫는 때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누가 누구보다 잘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나는 애초에 그 경주에 출전한 적이 없었다는 자각에서 온다.
그래서 이제는,
누가 나를 이기고 싶어 하는지도
굳이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나를 넘어서고 싶니?
그러든지 말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