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탈/황수선화
하회탈을 아십니까.
그 눈은,
어미가 젖을 떼던 날
세상의 마지막 온기를 빼앗긴 아이의 입입니다.
그 입은,
어둠 속 갱도를 헤매다 돌아온 광부가
자식 앞에서 슬픔을 감추기 위해 덮은 눈입니다.
삶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가면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쩍쩍 소리를 내며 갈라져 있고,
곰팡이 슬어버린 나무의 표면에서는
오래된 기억처럼 고약한 냄새가 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슬픈 하회탈을 아무렇지 않게 쓰고
하루를 살아냅니다.
나는 묻고 싶습니다.
그 탈이, 정말 그렇게 좋은지.
어째서,
어린 날의 꿈과 장난감을 버리고서도
그 가면을 포기하지 않는지.
그리 좋아서,
찬란한 아침 햇빛 아래,
가면을 덧씌운 채 하루를 시작하고
집으로 돌아와
텅 빈 밤하늘 아래에서야
비로소 그것을 벗는지.
삶이란 무엇입니까.
나는 때로,
좁은 마당에 목줄로 묶인 개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나의 삶이,
그 짐승보다 나은지,
분명 아닐겁니다.
삶은 왜,
이토록 잔인한 것입니까.
부디 알려주십시오.
이 고통을 견디게 하는
그 작은 빛이 무엇이었는지.
도대체 그 조그만 눈구멍으로
어떤 세상을 보았기에,
탈을 쓴 고통을 인내하며
여생을 살아낼 수 있었던 겁니까.
알려주십시오.
웃는 얼굴 속의 슬픔을,
벗을 수 있는 용기를.
나는,
나의 진짜 얼굴을 보고 싶습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내 표정을 본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나는
나를 잃어버렸습니다.
…당신은,
그 우스꽝스러운 가면 너머에
당신을 숨기고 있습니까?
혹시,
당신의 남은 삶이
하회탈이 원하던 삶은 아닙니까?
……
거울 속의 당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