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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꾸러기 새끼염소

by 박유리



조용한 회복의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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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어느 작은 농장에

작고 사랑스러운 새끼 염소가 태어났어요.



“매에!”



작은 다리로 폴짝폴짝 뛰는 모습은

마치 솜사탕처럼 말랑하고 귀여웠지요.



그런데, 이 새끼 염소에겐 특별한 별명이 있었어요.

바로바로 **낮잠꾸러기**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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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면 염소들은 무리를 지어

언덕 너머 풀밭으로 풀을 뜯으러 가요.


하지만 새끼 염소는 어김없이 풀밭 한쪽에서

스르르 눈을 감고 잠에 빠지곤 했어요.



"매에~에… (졸려...)"



다른 염소들이 모두 돌아갈 때가 돼도

새끼 염소는 쿨쿨~ 꿈나라에 있었지요.


그래서 매번 엄마 염소가 데리러 와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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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이 밝자, 염소들은 신나게 출발했어요.

새끼 염소도 엄마 옆에서 폴짝폴짝 따라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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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에~! 오늘은 졸지 않을 거야!”

작은 결심을 한 새끼 염소는

예쁜 나비를 따라, 향기로운 꽃을 따라

풀밭을 이리저리 뛰어다녔어요.



“나비야~ 꽃들아~ 나랑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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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참을 뛰놀다 보니

피곤해진 새끼 염소는

풀숲에 누워 스르르 잠이 들어 버렸어요.



햇살 가득한 들판 위,

새끼 염소는 포근한 풀베개 위에서 꿈을 꾸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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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시간이 흘러, 들판은 조용해졌어요.

눈을 뜬 새끼 염소는 깜짝 놀랐어요.



“매에…? 모두 어디 갔지?”



엄마도, 다른 염소들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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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남은 새끼 염소는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를 불렀어요.



“매에 엄마~! 어디 있어~?”

하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았지요.



“오늘은 엄마가 날 안 깨워줬어…”

새끼 염소는 살짝 서운했지만

용기 내어 집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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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염소는 큰길 쪽으로 폴짝폴짝 달려갔어요.


그러다 울타리 너머에서

소 아주머니를 만났어요.



“소 아주머니! 혹시 우리 엄마 보셨어요?”



“움머~ 너 또 낮잠 잤구나?

너희 엄마는 방금 저 언덕 너머로 갔단다.

얼른 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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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달려가니,

이번엔 돼지 아주머니가 울타리 너머에 있었어요.



“돼지 아주머니! 엄마를 못 찾겠어요~”



“꿀꿀~ 아이고, 또 낮잠이었니?

너희 엄마는 조금 전에 저 길로 지나갔단다.

얼른 가면 만날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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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염소는 힘을 내어 달리고 또 달렸어요.


그리고 마침내, 저 멀리서

엄마 염소가 걱정 가득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였어요!



“엄마~!!! 매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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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본 새끼 염소는

기쁨에 폴짝폴짝 뛰어가

꼭 안겼어요.




엄마는 말없이 새끼 염소를 안아주었어요.


따뜻한 품에 안긴 새끼 염소는 말했어요.

“엄마… 다음엔 꼭 졸지 않을게…”



엄마는 미소 지으며 말했어요.

“괜찮아. 네가 무사히 돌아오기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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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날 밤, 새끼 염소는 엄마 품에서

포근하고 깊은 잠에 빠졌어요.


쿨~ 쿨~


하지만 마음속엔 작은 다짐이 자라고 있었답니다.

“내일은 꼭 엄마랑 끝까지 같이 갈 거야!”





에필로그


TV 다큐멘터리에서 본 한 장면이 저에게 말을 걸어왔어요.


낮잠꾸러기 새끼 염소, 그리고 그를 기다려주는 엄마 염소의 이야기.

이 이야기를 통해, 기다려주는 사랑과 자라나는 마음의 따뜻함을

조용히 전하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세상에서 나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순간을 겪습니다.


《낮잠꾸러기 새끼염소》는

그런 순간에도, 결국 나를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믿음을 전합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아요.

우리는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중이니까요.



오늘도 유리의 동화 속 여행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 연출: 유리 / 그림: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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