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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동화 속 여행
11화
깊은 물은 위험해!
by
박유리
Oct 23. 2025
조용한 회복의 동화
작은 개구리 왕눈이는 조용한 연못에 살고 있었어요.
“개굴개굴~ 개굴개굴~”
연못은 작지만 아늑했고, 왕눈이는 그곳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지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연못 밖의 넓은 세상이 궁금해졌어요.
“어떤 곳일까? 나가 보고 싶어!”
왕눈이는 여행 준비를 했어요.
등에는 보자기를 메고, 큰 연잎을 우산처럼 들었지요.
그 연잎 위에는 무당벌레가 올라타 있었어요.
달팽이와 개미는 “잘 다녀와~” 하고 인사했고,
파란 나비들도 팔랑팔랑 날며 함께 기뻐했어요.
왕눈이는 설레는 마음으로 연못을 떠났어요.
왕눈이는 팔짝팔짝 뛰며 길을 걸었어요.
그리고 마침내 커다란 강가에 도착했지요.
“우와! 물이 정말 많아! 여긴 정말 넓다!”
왕눈이는 신이 나서 퐁당! 강물로 뛰어들었어요.
큰 물, 넓은 세상! 모든 것이 새롭고 짜릿했어요.
넓은 강물 속에서 헤엄치며 왕눈이는 신이 났어요.
물고기들이 다가와 인사를 했어요.
“안녕~ 개구리야! 같이 놀자!”
왕눈이는 물살에 몸을 맡기며 둥실둥실 떠다녔어요.
연못에서는 해보지 못했던 멋진 경험이었지요.
하지만 잠시 뒤, 물살이 갑자기 세졌어요.
왕눈이는 몸을 가누기 어려웠고, 자꾸자꾸 한쪽으로 떠밀렸어요
“어푸어푸~! 개구리 살려~! 도와줘요~!”
몸은 지쳐가고, 숨도 차고, 마음은 무서워졌어요.
넓은 세상이 순식간에 무섭게 느껴졌지요.
왕눈이는 힘겹게 강가로 빠져나왔어요.
풀밭에 철푸덕 쓰러져 숨을 몰아쉬었지요.
“휴… 겨우 나왔네. 정말 큰일 날 뻔했어…”
지친 몸으로는 더 움직일 수 없었고,
왕눈이는 가만히 누운 채 하늘을 바라보았어요.
잠시 후 풀밭 위에서 왕눈이는 잠이 들었어요.
“Zzz…”
햇살은 부드럽게 꽃잎 사이로 비쳤고,
왕눈이의 숨소리는 조용했어요.
고단했던 몸과 마음이 잠시나마 평화를 찾은 시간이었지요.
눈을 뜬 왕눈이는 생각했어요.
“넓은 세상이 다 좋은 건 아니구나.”
자기에게 맞는 물, 자기가 지낼 수 있는 자리의 소중함을 느꼈어요.
멋지고 크기만 한 곳보다
편안하고 따뜻한 자리를 찾고 싶어졌어요.
왕눈이는 다시 연못으로 돌아왔어요.
예전처럼 조용하고 아늑한 그곳에서,
가끔씩은 강가에 놀러 가기도 하지만,
얕은 물에서만 살짝살짝 놀아요.
“깊은 물은 위험해! 조심조심~”
왕눈이는 이제 자신을 더 잘 아는 개구리가 되었어요.
에필로그
살다 보면 모두가 뛰어들고 싶은 강물처럼 보이는 길이 있어요.
나도 그곳으로 가야 할 것 같고,
나만 뒤처진 것 같아 초조할 때도 있지요.
하지만 왕눈이처럼,
자기에게 맞는 자리에서 조용히 머무는 것이
더 큰 지혜가 될 때가 있어요.
그걸 알게 된 날부터 우리는
조금 더 따뜻하고 단단한 나로 자라가는 거예요.
오늘도 유리의 동화 속 여행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 연출: 유리 / 그림: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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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동화 속 여행
09
용감한 회색 오리
10
기쁨이 된 바위
11
깊은 물은 위험해!
12
꽃요정과 오색 토끼들
13
낮잠꾸러기 새끼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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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속에서 피어나는 은혜> 출간작가
디자인과 유아교육을 전공했습니다. 지금은 남편을 돌보며 식물과 글을 가꾸고, 에세이와 동화로 작은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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