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누구나 희망이 될 수 있다

강아지똥도 희망의 씨앗

by 구름파도

자신이 쓸모없게만 여겨지지는 않나요? 모든 게 의미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나요? 혹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품은 분도 계시겠지요. 이런 생각을 품고 있는 당신에게 '너의 삶은 의미 없지 않아'라든가, '죽기에는 너의 삶이 아까워!'같은 흔한 위로의 말은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죽어서는 안 됩니다. 단순히 죽지 말라고 권유하는 게 아닌, 단호하게 죽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마음속에는 희망이 존재하고, 당신이 누군가의 희망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 만으로도 당신은 이 세상에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당신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죽음을 바라는 당신! 만약 당신이 이 말을 들었음에도 자신이 왜 죽지 말아야 하냐고 생각하신다면, 아주 잠깐만이라도 좋으니 이 글을 읽어봐 주세요. 오늘의 동화가 당신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동화는 '강아지똥'입니다. 권정생 작가님이 쓰신 유명한 동화로,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된 대작입니다.


줄거리를 설명하죠. 돌이라는 아이네 집에 사는 강아지가 똥을 누었습니다. 길가의 아주 흔한 개똥, '강아지똥'이었습니다. 강아지똥은 더러웠기 때문에, 참새, 암탉, 병아리를 비롯한 온갖 생물들에게 비웃음과 멸시를 받습니다. 자신이 세상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강아지똥은 슬픔에 빠집니다. 하지만 흙덩이, 감나무 잎과 만나며 삶에 대해 차근차근 깨닫고, 민들레가 꽃을 피워낼 수 있도록 스스로 거름이 되어줌으로써 누군가의 희망으로 거듭납니다.


여기까지 줄거리를 보셨을 때는 '지금까지 들었던 흔한 위로와 다를 바 없다. 이게 왜 내가 죽으면 안 되는 이유기 되느냐'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의 부족한 필력과 미약한 상상력으로는 '강아지똥'의 내용과 내포하는 의미를 전부 가지고 올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강아지똥의 삶은 암울했습니다. 스스로 원하지 않았는데 세상밖으로 나오게 되었고, 더럽다는 이유로 온갖 멸시와 비웃음을 받으며 불행한 삶을 살아갑니다. 어딘가 모났다는 이유로 같은 사람들의 멸시를 받는 사람들처럼요. 강아지똥은 여러 사람들처럼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낍니다.


하지만 강아지똥이 가진 이러한 생각은 세 가지 존재를 만남으로써 바뀝니다. 흙덩이, 감나무잎, 민들레라는 세 가지 존재입니다. 이 세 가지 존재를 순차적으로 살펴보면서 강아지똥의 변화를 살펴보도록 하죠.


하느님은 쓸데없는 물건은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어. 너도 꼭 무엇엔가 귀하게 쓰일 거야


첫 번째로 만난 존재인 흙덩이는 강아지똥에게 첫 번째 희망을 줍니다. 흙덩이는 과거 자신이 밭의 고추를 살리지 못해, 고추의 희망이 되어주지 못한 일을 강아지똥에게 말합니다. 그리고 위 대사를 하며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으며, 강아지똥도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참새의 멸시로 침울해있던 강아지똥은 '모든 생명은 태어난 이유가 있다'는 첫 번째 진리를 깨닫습니다.


누구나 한번 태어나면 언젠가 죽는단다


두 번째로 만난 감나무 잎은 흙덩이처럼 강아지똥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말을 하면서 강아지똥에게 깨달음을 줍니다. 감나무 잎은 자신이 언젠가 죽을 것이라는 말을 하며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는 말을 한 뒤 바람의 휘날려 사라집니다.


강아지똥은 감나무 잎의 말을 듣고 '모든 것에는 끝이 있으며, 유한하지 않다.'는 두 번째 진리를 깨닫습니다.


네가 나의 거름이 돼줘야 해. 너의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서 예쁜 꽃을 피우게 하는 것은 바로 네가 하는 거란다


마지막으로 만난 민들레. 민들레는 아름다운 자신을 보며 스스로를 비난하는 강아지똥에게 너도 쓸모가 있다며 '강아지똥이 거름이 되어줘야 예쁜 꽃을 피워낼 수 있다'는 강아지똥이 가진 '역할'을 알려줍니다. 아름다운 꽃도 모두가 멸시하는 강아지똥의 도움으로 피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보잘것없다 생각한 자신도 누군가의 희망이 되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강아지똥은 민들레의 희망이 되어주기로 결심합니다. 비와 뒤섞여 땅으로 돌아간 강아지똥의 도움으로 민들레는 아름다운 꽃을 피워냅니다.


강아지똥은 이 세 가지 진리를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민들레를 만남으로써 자신이 태어난 이유를 깨달은 강아지똥은 흙이라는 끝으로 돌아가 민들레라는 희망을 피워냅니다.


강아지똥의 세 가지 깨달음과 행보를 보니 어떠셨나요? 우리는 이 세 가지 진리를 기억해야 합니다. 생명은 유한하지 않습니다. 끝은 정해져 있으며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삶이 있는 거고 태어난 이유가 존재하는 거죠. 모든 생명은 태어난 것 자체로 살아갈 이유가 충분합니다.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의 희망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누군가의 희망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삶을 비관하고 포기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가능성과 희망을 부숴버리는 일입니다. 꽃도 펴보지 못하고 희망을 꺾어버리는 건 너무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렇기에 부디 죽지 말라고 이렇게 단호하게 외치는 것입니다. 삶이라는 것은 그렇게 이기적이지는 않아서 숨통이 트일 만큼의 희망 한 줄기는 꼭 남겨놓거든요.


'강아지똥'을 통해 알아본 오늘의 가치는 '희망'입니다. 희망은 평등하기 때문에, 누구나 가질 수 있고, 누구나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치 죽음이나 행복과도 비슷한 것 같네요. 가장 아름답고, 가지고 있을 때 빛나는 가치입니다. 오늘의 동화인 강아지똥과 가장 잘 어울리는 가치가 아닐까 싶네요.


강아지똥은 초등학생 때 처음 접한 동화책이었습니다. 당시 같은 반 학생들에게 멸시를 받고 있던 저에게 좋은 영향을 준 책이었습니다. 제목에 이끌려 본 책이었는데 상상이상으로 큰 마음의 울림을 얻었었죠. 민들레에게 희망이 되어준 것처럼, 강아지똥도 저에게 희망이 되어주었죠.


저도 죽음을 생각하는 당신과 비슷하게, 죽음을 꿈꾼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삶이 남겨준 희망 한줄기가 저를 꽉 붙들어 놓더군요. 죽음을 택했더라면 정말로 후회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삶이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희망 한줄기 때문에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겠지요. 그래서 저도 희망 하나를 남겨놓습니다. 여기까지 당도한 당신을 위해.


오늘의 동화는 어떠셨나요?(자유롭게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제가 글로 썼으면 하는 당신의 동화를 알려주세요! 늦더라도 꼭 글로 쓰겠습니다!!

keyword
이전 11화진짜 행복이라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