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 하루에 내가 얼마나 스며들어 있습니까?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욕실 서랍을 열면
가지런히 놓인 수건을 하나 꺼내 몸을 말리고 로션을 바른다.
옷장앞에서 걸려있는 상의를 하나 꺼내입고 서랍에서 양말을 꺼내 신는다.
이 당연한 일상에 나의 손길이 얼마나 묻어 있는지 당신은 모릅니다.
계절에 맞추어 꺼내 놓는 옷들.
분리되어 정리된 속옷과 양말들.
나도 몰랐습니다.
그것이 사랑인지.
아빠의 욕설에 내 유년시절을 너무나 깜깜했지만
나의 교복은 언제나 반듯하고 깨끗했습니다.
늦게까지 공부하느라
아침에 비몽사몽인 내 손에
엄마는 토스트를 쥐어 보냈습니다.
엄마 당신은 시장에서 오천원짜리 옷 사는것도 아까워 했지만
항상 아빠의 남방과 바지를 다려서 걸어 놓았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것이 사랑인지.
욕실에 뽀송뽀송한 수건을 넣어두고
로션이 떨어져가는지 확인하고,
모자른 휴지를 채워넣으며
마음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웁니다.
엄마에게 배운 사랑하는 방법이
조금 더 유난스러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어떤 날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나의 몸짓이
당신에게 닿지 않는 것 같아
마음으로 웁니다.
당신은 모릅니다.
당신의 하루에 내가 얼마나 스며들어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