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말하자면 너는 나의 결핍이자 기원이었다
잊으려 애쓸수록 기억은 점점 더 정교해졌고,
무뎌지려 애쓴 마음은
더 명료한 언어로 날 파고들었다
사랑이란 감정이 감각의 영역을 넘어
존재의 차원까지 번지는 일,
그 현상의 중심에는 네가 있었어
존재의 차원까지 번지는 사랑,
그게 내 사랑의 방식이었다는 뜻이야
지우려 할수록 되려 선명해지는 사람,
단념이 불가능한 감정, 이 모든 게 너였어
의식의 가장 깊은 층에 너는 여전히 살아 있었지
나는 너라는 방향을 잃은 적이 없어
이 감정은 언어가 닿지 못한 자리에서 울먹였고,
너는 내가 존재를 구성할 때
가장 먼저 써야 했던 여름으로 남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