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초현실적 냉소주의 작가 이상(李箱)의 시를 떠올린다.
한여름 햇볕에 지쳐 혀를 길게 뺀 강아지가 거친 숨을 헐떡이고, 늘어진 버드나무 아래
지게목발에 의지하여 곤한 잠을 청하여도, 염천에 더위는 좀처럼 떨쳐 버릴 수가 없다.
해 없는 날은, 억수로 쏟아져 내리는 빗방울 때문에 비 가릴 우산을 지탱하기조차 힘든 폭우다.
요즘 날씨는 폭염이 아니면 장대비다.
한낮에 도심을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떠올리기 싫은 힘든 일이다. 냉방시설이 잘되어 있는 교통수단에 길들여 사는 나는 조금만 걸어도 땀으로 범벅이다.
정류장 마다 나라에서 설치한 쉼터의 커다란 그늘막은 그나마 천만다행으로 위안이다.
해 있는 날은 뜨거운 태양 때문에, 비가 오는 날은 비가 와서 걱정이다.
나라 한편에선 바람 한 점 없어 열사병으로 숨을 헐떡이고, 한편에서는 물난리로 아우성인 현실이 안타깝다.
기상이변이 초래한, 참 심술궂은 날씨다!
공자(孔子)말씀을 상기하다.
내가 하루 종일 먹지 않고 밤새도록 자지 않고 생각을 하여도 아무런 이득이 없고
배우고 익히는 것만 못하더라는
오(吾) 종일불식(終日不食)
종야불침(終夜不寢)
이사무익(而思無益)
불여학지(不如學也)
‘갈길 더딘 행보에 마음이 바쁘다’
더위와 강우에 지치고 무기력감에 빠져들어
‘내가 오늘 무었을 하였는지?’
‘내일 무었을 할 것인지?’
‘무엇을 하여야 하는지?’하는 선문답에 스스로 자문자답하여 본다.
오늘 복지회관에서 실시하는 민화교육을 수강하다.
강의실 안에 20명 정원을 가득 채워, 더러는 경험이 있는 듯 하고 절반쯤은
처음 수강하는 사람인 듯, 초보인 나는 밑그림위에 선을 그리는 연습부터 시작하였다.
붓으로 그리는 꽃과 잎, 줄기를 그리는 손에 처음에는 힘이 가지 않는다.
거의 끝 날쯤 되니 붓에 조금씩 힘이 들어간다.
강의가 끝나갈 즈음에 붓을 놓고 다른 사람들의 붓 터치하는 모습을 보니, 차등된 실력이 보인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흐른걸 보니 흥미는 있었던 듯, 앞으로 다섯 달 일정이
기대가 된다.
다음 강의는 수요일
내일은 캘리그라피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