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2시 예약 문자 발송을 걸어놨다.
대략적인 내용은 심리적인 문제로 퇴사를 요청하며 금일 출근은 힘들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으로 책임감이 없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살기 위한 절망의 외침임을 밝혀둔다.
나는 약 2달 전부터 끝없는 우울을 헤엄치고 있었다. 나의 업무 성과에 대해 팀장과 PL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매일 밤 어떻게 생을 마감할지 고민 중이었다.
회사의 프로젝트는 난항 중이었다. 대표는 일일보고를 지시했고, 나는 매일 내야 하는 성과에 지쳐갔다. 내일이 오는 게 두렵다고 느껴지고 근처 모텔방에 들어앉아 번개탄을 피울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는 이 책임감 없는 문자에 대해 그들이 날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눈을 떠보니 연락 달라는 문자가 PL과 팀장에게 와있었다. 나는 PL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나의 우울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하였다. 나는 그것이 명확하지 않아 힘들다고 했다. PL은 자신도 눈을 뜨기 싫었던 순간이 있다고 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버텼다고 얘기했다. 사실 PL은 나의 예민한 기질까지도 케어해주고 있었으나 내가 나가떨어지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PL은 나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었다. 인사평가 기간이고 자신은 높은 점수를 주려고 한다. 팀장에게도 높게 평가해 달라고 했으니 연봉협상 때 연봉을 올리고 퇴사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얘기였다. 그리고 본인이 정서적인 부분도 도움을 줄 테니 남아있어 달라고 얘기했다. 나는 이미 그가 나의 마음을 돌리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어느 정도 마음을 돌린 참이었다. 감사인사를 전하며 내일 뵙겠다고 했다.
팀장님께 전화를 드리니 "몸이 아파?"라고 물으시기에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대답했더니 "어떻게 마음을 보듬어줘야 하나."하고 우스갯소리를 하셨다. 그 마음이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들이 나를 소중히 여기고 있음을 나도 느낀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회사 탈출 계획은 또다시 실패하였다. 그러나 왠지 이제는 버텨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