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산나비(스포없음)
아내와 결혼후에는 쉬는날이 겹치면 같이 어디든 놀러갔다가 거기서 에너지를 싹 빼고 터덜터덜 집으로돌아와 각자의 생활을 했다. 뭐, 각자의 생활이라고하니 뭔가 표현이 각박한데 그냥 아내는 드라마나 예능을 보고 나는 방에들어가서 게임을 하면서 각자의 취미생활을 가진다.
물론 방안에서 게임조금하다가 슬쩍 나와서 아내표정한번봐주고 옆에서 살짝 노닥거리다가 다시 들어가고를 반복한다. 그러던 와중 드라마를 보면서 울고있는걸 발견했다.
- 놀림감 발견 -
나는 아내를 놀리는게 재밌다. 놀릴수있는 상황이 보이는데 안놀리면 남편이아니지.
(사실 나도 드라마보면서 울었던적 많다.)
그러자 아내는 게임은 맨날 싸우고 치고받고 아무 감동도 스토리도없으니까 이런 감성을 모르지않냐고 카운터를 날렸다.
오호라?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좋았어 내가 눈물 콧물 다 빼주마. 딱 생각나는게임이있어서 바로 호다닥 방으로 뛰어가서 러닝 타임도 길지않고 난이도 쉬운 게임을 픽했다. 그리고선 아내에게 물었다. 보고있는 드라마 끝나고나면 내가 스토리 괜찮은 가벼운게임 하나 추천해줄테니 해보자고 말했다.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않는 아내는 당연히 거절.
흠....
게임해주면 내가 치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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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잠깐 생각하더니 나를보며.
어떤 사람이 여자가어렵다고 하였는가. 이리도 쉬운것을.
그렇게 아내에게 초이스해준 게임은 바로.
'산나비' 라는 게임이였다.
원더포션이라는 한국 인디게임개발회사에서 만들었고 네오위즈에서 유통한 게임이다. 나는 게임을 고름에있어서 첫인상을 워낙 중요하게 따지는지라 도트그래픽이던 화려한 3D그래픽이던 첫인상이 안좋거나 흥미가 당기지 않으면 하지않는다. 나에게 산나비는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여자들이 신세계백화점이나 롯데백화점을 돌아다니면서 옷 구경하는것처럼 나에겐 스팀이라는 플랫폼이 백화점이였다. 그렇게 아이쇼핑을 하던와중 딱 저 사진속 일러스트를봤는데. 첫인상이 강렬했다.
사이버펑크같은 이미지를 좋아하는 나에겐 저런 강렬한 색감의 이미지는 딱 내시선을 멈추게 하기에 적당했고 평가역시 괜찮았다.
큰고민없이 바로 사보았고 게임을 해보았다. 게임은 벨트스크롤형식이였고 그래픽은 아기자기한 도트그래픽이였다.
간략한 스토리는 미래의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대체역사물이다. 조선에서 대한민국으로 바뀐것이아니라 조선이라는 나라가 군주체제로 쭈욱 이어져오고있는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있다.
주인공은 조선의 의금부 17호실 특수임무수행대에서 팔은 잃은 다른한쪽엔 사슬팔을 하나 달고 수없이 많은 작전에서 활동한 전설적 군인을 주인공으로 하고있다. 주인공은 은퇴후에 딸과 함께 산속에서 오붓한 여생을 보내며 딸과함께 무전기로 상황극도하며 행복하게 살고있었다. 딸은 집에서 바깥에있던 주인공(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던도중 집에 커다란시계가 생겼고 거기에 '산나비' 라는 글자가 적혀있다고 무전을하게된다. 주인공은 이상함을 감지하고 딸이있는곳으로 뛰어갔으나 집은 폭발해버린다. 이후 주인공은 '산나비'의 정체를 밝히기위해 복수의칼을 갈고 뛰쳐나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정말정말 간단하게 추린것이고 게임을 진행하면서 스토리가 하나씩 하나씩 풀리고 이모든게 이어지면서 완성이되어 퍼즐조각이 맞추어졌을때 내모습은이미
이렇게되어있었다.
게임 시작부터 휘몰아쳐버리는 긴장감은 유저인 나를 게임속으로 집중하게 만들어주는데에 충분했고 나는 이내 게임의 주인공이되어 게임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산나비의 정체를 밝히고, 딸의복수를 하기위해 모험을 해나가고 그걸 해쳐나가동안의 러닝은 상당히 흥미로웠고 신선했다. 디자인역시 군더더기없이 좋았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도트디자인은 왠지모를 정감과함께 아련함이 느껴진다.
게임은 와이어를 이용해 이리저리 날라다니면서 진행하게되는데 빠른템포로 움직이게된다. 난이도는 쉬움부터해서 어려움까지 세분화되서 나뉘어져있기에 게임을 진행하면서 스토리위주로 맛을 보겠다고하면 쉬움난이도로 플레이하면 무난하게 막힘없이 스토리를 즐기며 게임을 감상할수있다.
아내도 쉬움난이도로 했고 처음에만 이숙하지않은 조작감에 살짝 헤멨지만 10분도되지않아 이내 적응했고 조선사이버펑크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산나비의 러닝타임은 대략적으로 10시간정도가된다. 게임1개의 러닝타임이 10시간정도면 매우 짧은 러닝타임이고 이틀정도잡고 하면 충분히 즐길수있다. 처음 아내에게 게임을 시킬때 한두시간하고 포기하고 치킨만뜯고 갈줄알았는데 왠걸 진득하게 몰입해서 하고있더라. 게임좋아하는 사람은 알것이다. 아니 게임뿐만아니라 다른 취미를 가진분들도 알것이다.
나의 취미를 누군가에게 추천해줬는데 그 누군가가 내가추천해준걸 진득하게하고 열심히하는 모습을 보면 이것만큼 야한.. 아니. 즐거운게없다.(츄릅)
그렇게 이틀에걸쳐 아내는 산나비의 엔딩을보았고 나는 이틀에걸쳐 직접 게임을 하지않았지만 보는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그렇게 산나비 주인공은 아내와함께 딸아이 복수를위해 조선을 모험하며 달렸고 그끝에 이르렀을때 엔딩을 보고있는 아내의 얼굴을 보았다.
부부는 닮는다고했던가. 첫 게임엔딩을 봤을때의 내얼굴을 아내를 통해 다시보았다.
성공적.
나는 이렇게 여자를 울리고말았다. 나란 남자 나쁜남자.
- 총평 -
게임 : 산나비
제작 : 원더포션
배급 : 네오위즈
그래픽 : 도트장인들의 아름다운 작품 (박수)
난이도 : 쉬움 ~ 어려움까지 세분화되어 누구나 즐길수있음.
스토리 : 사람마다 다르지만 단순한 나의 뇌는 예상이 불가능했고 하나하나 풀어나가며 완성되는 스토리는 내눈에 습기를 차게하기 충분했다.
주변에 추천하는가?
: 러닝타임은 10시간으로 짧은편. 스토리는 어찌보면 예상가는 스토리이긴하지만 그걸 풀어나가는 과정에있어서 몰입감이 상당히 좋습니다. 입이 근질근질 하지만 직접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게임은 스포일러를 따로 하지않으려고합니다.
현재 스팀 가격 기준으로 15500원입니다. 스팀은 할인을 자주하는편이니 할인할때를 노려 사는것도 나쁘지않을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정가 다주고 사서해도 돈이 아깝진않습니다.
게임은 난이도가 세분화 되어있기에 누구나 즐겁게 플레이할수있습니다. 휴일에 치킨이던 과자던 컴퓨터앞에 놔두고 가볍게 즐기기에 너무좋기에 추천안할 이유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