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시피 내 안에
여러분은 감정 기복이 일어날 때 어떤 방식으로 제자리에 돌아오시나요? 각자의 방식이 다 다를 것 같아 궁금해요.
최근에 마음에 불안감이 문득 찾아온 날이 있었어요. 그냥 기분이 가라앉으면서 마치 긍정적 사고를 하는 회로가 고장 난 것만 같았죠. 과거에는 이런 감정이 밀려오면 일단 이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단 밖으로 나가거나 친구를 만나려고 애를 썼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행동이 불안감을 낮추기는커녕 오히려 집에 돌아왔을 때 공허함만 두배로 커졌던 기억이 나요. 불안을 잠시 회피했을 뿐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그때부터 불안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불안이라는 감정을 하나씩 직면하다 보니 불안을 낮추기 위해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지 알게 되었어요. 나의 불안의 씨앗은 내 안에 있는데 매번 외부에서 답을 찾으려 하니 에너지만 소모되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나를 돌볼 힘이 남아 있지 않기에 불안은 여전히 그대로인, 그야말로 악순환의 반복을 하고 있었던 거죠.
그때부터는 불안이 찾아오면 그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기 시작했어요. 그 방법 중 하나로는 종이에 ‘불안하다’라는 문장을 적으며 이 감정을 느끼게 된 원인들을 생각나는 대로 하나하나 써 내려가는 것이었어요. 무의식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까지 적다 보면 왜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명확해지더라고요.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원인을 파악해서인지 해결책도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공책을 덮을 때는 오히려 후련한 마음까지 들게 돼요.
그렇게 두렵게만 느껴졌던 불안이라는 감정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겠는데?를 느끼면서 준비한 오늘의 꽃을 먼저 보여드릴게요.
기적은 버려진 상자에서 시작된다
Miracle began in an abandoned box
이 작품은 비슷한 작품만 반복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때 ‘망치면 버리자!’ 하는 마음으로 그동안의 틀을 깨기 위해 다양하게 재료를 마음껏 사용하고 붓질도 최대한 과감하게 했던 기억이 나요.
불안을 나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그 안에서 해답을 찾은 것처럼 ‘기적은 항상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버린 혹은 회피한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낡은 상자 안에 기적처럼 꽃이 피어나고 있는 장면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불안과 같이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은 사라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이성적으로는 ‘이렇게 해결하면 되는 거야’라고 이해되더라도 감정이 그 속도에 맞춰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니 불안한 이유를 알고 해결을 했음에도 아직 불안한 감정이 남아 있을 때 당황하지 말고 해야 할 일을 아주 작은 것부터 늘 하던 대로 하나씩 하나씩 하다 보면 서서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져 있을 거예요.
그리고 머지않아 불안은 또 찾아올 거예요.
하지만 이제는 불안이 왔다고 무서워하지 말고 ‘불안이 오는 건 당연한 거야’라고 인식하며 천천히 원인을 찾아 나가고 그 과정을 기회 삼아 새로운 해결책을 찾으며 더 나은 내가 되는 자양분으로 삼아 보아요, 우리.
오늘 불안이 한 번이라도 찾아온 하루였다면 이 글이 여러분의 힘듦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었기를 바라요. 오늘도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해요.
그럼 저는 화요일에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