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면 너를 볼 수 있겠지?라는 말은 네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는 타당한 근거가 있어하는 말이 아닐 것이다. 근거를 생각하는 틈도 없이 "보고 싶다"라는 욕망이 감정을 지배해서 이성이 아닌 감정이 몸을 움직이는 게 아닐까 싶다. 담은 애도의 표현으로 구를 먹는다. 말 그대로 머리카락, 몸 심지어는 성기까지 먹는다.
담은 그래야 너를 영원히 기억할 수 거 같으니까 먹는다고 말한다.
애도는 산자를 위한 것이다. 구와 담의 얘기를 읽고 든 생각은 이렇다.
죽은 자를 보고 싶어 하는 산 사람의 감정을 달래는 행동이다.
애타게 매일 생각나는 사람을 볼 수 없다는 걸 이해해 가는 과정이다.
나는 널 평생 그리워하겠구나 근데 언젠가는 널 보지 못해도 널 생각할 때 웃으며 추억하려고 노력할 거야.
이런 심정으로 애도하는 게 아닐까. 만약 네가 죽어 날 본다면, 볼 수 있다면 나를 웃으며 봐주기를 원하니까.
애도한다는 건 그 사람을 기억하고 생각하는 과정이다.
네가 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죽은 사람의 과거의 모습을 되돌려 추억하는 거다.
죽은 사람을 여전히 보고 싶어 한다는 걸 깨닫고 여전히 사랑한다는 걸 깨닫는 과정인 것 같다.
사랑은 아름답다. 얼마나 고결한지 죽어도 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니 이게 말로만 듣던 사랑의 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