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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라임 Nov 29. 2024

그저 하찮은 월요일 아침입니다 (1)

블루라임

[그저  하찮은 월요일 아침입니다. 주말의 행복 가신 당신의 눈빛은 참 보잘것없군요. 뭐 어쩔 수 없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모쪼록 알찬 월요일이 되길 빕니다.]      
-라라신문     
 
 “라라신문 봤어?”     

 “아침부터 기분을 망쳐 버린 그 신문 말하는 거지?”     

 “완전 괴짜 신문이야. 이런 걸 누가 신문에 올린 거야”     

  대훈은 전화를 하며 자신의 친구, 정후에게 라라신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의 얼굴은 누런 피부빛과 피곤에 찌든 주름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럼 마저 신문즘 읽으러...”     

 “그래. 내일 정각에 루라공원에서 보는 거 기억하겠지?”     

 “당연한 걸 물어보네, 있다가 보자”     

 한참 이야기를 하던 그는 전화가 끊어지자 마저 읽던 신문을 꺼내 들었다. 그냥저냥 평범한 내용만 담겨있어 지루해질 때쯤, 눈에 띄는 글이 보였다.   
   
[ 루라공원을 알고 계신가요? 그 공원엔 유명해질 소문이 있답니다. ‘복제의 괴물’.. 이름부터 멋지지 않은가요? 튼 그 괴물에겐 특별한 능력이 하나 있습니다. 그 능력은-]     
-라라신문     

 얌전이 신문을 읽던 대훈은 말도 안 된다며 읽다 만 신문을 쓰레기통에 박아버렸다.      

 “에휴, 오늘은 운을 다 버린 느낌이네.
  예감이 안 좋아.”     

  [띠리리- 띠리리-]
 땅 꺼질라 한숨을 쉬는 그에게 전화가 왔다.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      
 잠깐 목을 가다듬은 그는 그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     

 “루라공원에 빨리 와주세요! 급합니다”     

 대훈을 말을 끊고 날카로운 남성의 목소리가 치고 들어왔다. 당황한 대훈은 입을 벌리곤 아무 말하지 않았다.     

 “거기 당신 듣고 있죠? 대훈 씨 빨리빨리 오셔요!! ”     

 뚝-. 통화가 끊겼다.      
 갑자기 루라공원에 오라고? 뭐가 급한데? 일단 내 이름은 왜 알아?     
 수만 개의 의문이 대훈을 감쌌다. 정말 터무니없는 상황은 그를 넉을 나가게 만들었다. 동시에 한 생각이 그의 뇌를 집어삼켰다.     

 ‘궁금한데, 가자’     

 무슨 이상한 생각을 하는가 싶었지만, 그의 전화는 대훈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러해 호기심에 이끌려 외투를 챙기고 핸드폰과 사탕 하나를 주머니에 넣은 그는 루라 공원으로 향했다.     

     
 대훈은 공원으로 향하며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전화 속 남성의 급박한 목소리와 이유 모를 긴장감이 그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루라 공원에 도착한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평소와 달리 사람이 없었다. 가을빛이 물든 나무들 사이론 어딘가 스산한 바람이 불어와 대훈의 뺨을 스쳤다.     

“여기... 누가 있긴 한 거야?”     

 그가 주위를 살피며 혼잣말을 할 때, 공원 가운데 분수 안이 햇빛에 반사되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검은색을 띤 길쭉한 모양의 알이 놓여 있었다. 그 알은 초록색 진액으로 끈적해 보였다. 대훈이 그 알을 만지려 손을 뻗은 동시에-     

 “아이고 안녕하세요. 그 알은 당신 혼자의 힘으로 부실수 없어요~”     

 놀란 대훈은 바로 뒤를 돌아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분명히 통화를 건 남성의 목소리였다. 그런데 어째 대훈의 눈엔 무엇도 보이지 않았다.  
    
 “너무 찾으려 애쓰지 마세요~! 필요하면 모습을 보일태니. 그나저나 진짜 오시다니, 제 안목은 틀리지 않았군요. 역시! 아닌가 단순 운인가. 음...”
     
 그 남성은 이상한 말을 중얼거렸다. 대훈은 답답함에 소리를 질렀다.     

 “당신 뭐요! 그래요 숨어있다 칩시다. 절 왜 불렀나요? 그냥 놀리기 위해 부르신 건가요? 그럼 이만 가보-”     

 또 말을 끊었다.

 “에이~ 아니에요. 알찬 월요일을 만들기 위해 불렀답니다. 그리고 단순 놀림거리가 아니라는 건 당신 앞에 있는 알로 설명이 됐을 텐데.. 부족한가요?”     

 틀린 말은 아니라 대훈은 반박할 수 없었다. 그는 분수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통화를 건 남성은 그런 그가 답답한지 말을 걸었다.     

 “저기요! 저는 이만 쉬고 싶어서~. 그 알에 대한 정보 몇 개만 드릴태니-”     

 “알에 대한 정보? 뭔데요?”     

 대훈은 그의 말을 끊고는 속으로 기뻐했다.

 “ 으음~ 갑자기 호기심이 생기셨나? 그 알은 아까 말했던 것처럼 복제의 괴물이에요. 근데, 뭐 아시겠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아요~
어떤 생명체를 먹으면 그 생명체 중 일부가 대량 생산 된다고요! 예시론 모자를 쓴 남성이

그 괴물에게 먹히면 모자가 대량 생산이 되겠죠? 우와 진짜 재미있다. 재미있어~”     

 그의 말이 공원에 울려 퍼졌다. 대훈은 속으로 미친 광이라고 생각하며 말을 걸었다.      

 “그걸 왜 나에게 알려주는 건데요? 대중들에게 알리길 바라 말하시는 건가요? 저는 신문 기사도 아닌데.  일단 당신의 말이 거짓말일수도 있는데, 제가 어떻게 그 말을 믿죠?”     

 “.. 대훈 씨가 라라신문의 기사를 읽지 않았나요? ”
     
 아, 흥분에 없어진 생각이 떠올랐다.     

“ 라라신문! 거기에 루라 공원에서 복제 괴물이 생겼다고 뭐 쓰여있었는데.. 젠장할..”     

 대훈은 그 기사를 끝까지 읽지 않았음을 후회했다. 다시 공원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똑똑. 뭐 읽다 만 신문은 다시 읽어보시고요~ 당신이 본 그 알은 내일 12시 정각에 부화할 예정이랍니다! 그전까지 저 괴물을 잘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안 그러면 인간이 멸종될 테니..”
 
 ‘인간이 멸종된다고?’ 대훈은 깜짝 놀랐다.     

 “인간이 멸종된다고요? 왜요?”

 그는 바로 물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몇 분.. 몇십 분이 지나도록 똑같은 말을 말했지만, 점점 사람이 몰리는 루라 공원에서 그럴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대훈은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곧장 대훈은 버렸던 신문을 꺼내 읽었다.      

[... 어튼 그 괴물에겐 특별한 능력이 하나 있습니다. 그 능력은 먹은 것의 일부를 복사해 대량생산을 하지요. 정말 좋은 괴물입니다. 하지만 큰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매일매일 주기적으로 사람을 먹어야 하는 것! 인간은 매일 한 명 이상의 인간을 먹이로 줘야 합니다. 안 그러면 큰 재앙이 올 수도 있습니다. 자세히 말하자면 만약에 먹이를 주지 못할 시- ]     

 대훈은 쭉 읽다가 신문을 다시 확인했다. ‘못할 시’라는 단어로 문장은 끝이 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흥분하며 한참을 찾아보더니 결국 찾지 못한 채 신문은 찢겨 있었다.      

 “으아아악!”

 답답함에 짜증이난 대훈은 소리를 질러댔다. 그 후 기운이 빠졌는지 소파에 앉아 고민을 하고 있었다. 무언가 책임을 느낀 그는 중얼거리며 해결책을 찾아보았다.

 “사람들이 나의 의견을 들어줄까.... 음.... 기자에 보고하면 멸종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대훈은 그렇게 생각했다. 기자에 보고하면 사람들은 나의 의견을 믿어줄 것이며, 또한 그 사건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인터넷에 기자라고 검색한 후 첫 번째로 나오는 사람에게 연락을 했다.

 from. 대훈
[ 안녕하세요. 현 기자님. 루라 공원에 대하여 연락을 보냅니다. 안 믿으실 수도 있지만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루라 공원에서 어떤 생명채로 인해 인간이 멸종될 수도 있습니다. 복제 괴물인데, 이 괴물을 막아야 합니다. 제 말을 온 세상에 알리어 내일 12시 부화하기 전 그 알을 없애어야 합니다. ]

 대훈은 여러 번 수정한 뒤 연락을 보냈다. 빨리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며 세로고침만 계속 누르고 있었다. 그때 현 기자에게 연락이 왔다.

 from. 현 기자
[죄송합니다. 대훈님의 내용은 기사로 쓸 수 없습니다. ]
 
 그  메일을 읽은 대훈은 절망했다. 하지만 그는 급히 메일을 보냈다.

  from. 대훈
[ 터무니없는 말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루라 공원에 가시면 분수 안 검은색 알이 있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제발.. 한 번만 제 말을 믿어주세요. ]

 그 메일을 보내자 바로 연락이 왔다.

from. 현 기자
[ 그만 연락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말고 다른 기자분을 찾아주세요. ]

 현 기자는 선을 그었다. 다시 나에게 그런 메일을 보내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어쩔 수 없이 대훈은 다른 기자에게 연락을 돌렸다. 하지만 몇 번을 보내도 결과는 똑같았다.

 [죄송합니다]

 그렇게 쓸쓸히 해는 넘어갔고 누런 대훈의 얼굴은 점점 생기가 사라져 갔다. 계속 닿지 않는 말이 허공만 맴돌아 어떤 무력감이 그의 마음을 잠식해 갔다.


 ‘인간 멸종.. 상관없지.. 그냥 그러면 되지. 그저 그렇게.. 나 같은 게 나와서 뭘 하겠어.’


대훈은 무력해진 몸을 이끌고 소파에 앉았다.


  [띠리리- 띠리리-]
 그때 대훈에게 전화가 왔다.


  [정후]
 내일 루라공원에서 보자고 약속한 친구의 전화였다. 대훈은 한결 나아진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전화가 연결되고 정후가 먼저 말을 꺼냈다.
 
 “하이~ 그.. 심심해서 걸었어.”
 
 “아.. 그렇구나”
 
 “음.. 그나저나 우리 내일 만나서 뭐 할까?”
 
 대훈은 고민했다. 생각해 보니 내일 정각에 알이 부화한다. 그리고 거기서 태어난 생명체에게 인간을 바쳐야 한다. 그럼 정후가, 아니 우리가 위험하다는 것을 그는 깨닫고 말았다.

 “정후야.. 우리 내일 만나지 말까?”

 “에? 무슨 소리야 내일 정각에 루라 공원에서 만자자고 아침에 말했잖아.”

 “그게...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아서 말이야.. 가면 안 될 것 같은 예감이랄까?”

 딱히 내세울 만한 근거가 없어 대훈은 얼버무렸다. 뭐 당연히 소용없다는 듯 정후는 짜증을 냈다.

 “너 또 약속 귀찮아서 그런 거지? 저번에도 네가 그냥 빠져버려서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기나 해?”

 “진짜 미안해. 근데 내일은 어려울 것 같은데.. 다음에 같이 가자. 응?”


 급히 조르듯 구슬려 봤지만 통하지 못했다.

 “마땅한 이유를 대면 안 가겠는데, 이건 그냥 네가 빠지고 싶어서 빠지는 거잖아!”

 그렇게 쓸데없는 감정싸움이 계속되는 와중 어쩔 수 없이 진실을 말했다.

 “그 내일 루라 공원에 이상한 게 하나 생기거든? 근데 그게 사람을 해치는 거라 가지 말자고 한 거야.. 네가 안 믿어 줄 까봐 숨겼어.”

 잠깐 정적이 흘렀다.

 “지금까지 그것 때문에 루라 공원에 가지 말자고 한 거야? 진작에 말하지 그랬어. 물론 믿음이 가진 않지만 뭐 공원 주변에서 만나면 되지. 난 또 그냥 약속을 쌩 꺼버리는 줄 알았네”

 대훈은 안심했다. 그런데 공원 주변에 간다는 것이 찜찜했다.

 “그냥 내일은 루라 공원 근처에도 가면 안 될 것 같은데.”

 “... 그렇구나. 근데 대훈아 네 말 진짜 말도 안 되는 거 알지?”

 “알지.. 근데 사실인걸. 너밖에 믿어줄 사람이 없어.”

 “하.. 짜증 나네 시발. 언제까지 쓸데없는 변명을 할 생각인거지? 야. 그런 게 있었음 기사부터 났어. 니 까짓 말가지고 내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지 않겠니 대훈아? 변명을 해도 말이 되는 걸 가지고 와야지 사람 놀릴 작정이야? 아까 니 의견 들어줬을 때 얌전히 알겠다 해야지 그냥 약속을 빠지고 싶은 거지! 하-”

 후는 한꺼번에 참았던 분노가 몰려왔다. 대훈도 억울한 마음에 소리를 질러댔다. 하지만-

 “아니. 진짜라니까?! 네가 지금 가서 확인해 보라고!! 억울-”
 
 대훈의 말을 끊고 다른 목소리가 들어왔다.

 “아니 그런 거 모르겠고. 내일 12시 루라 공원으로 나와. 그때 다시 이야기해. 끊어.”

 “야! 진짜 안된다니-”

 [뚝] 전화가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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