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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라임 Dec 23. 2024

그 아이가 죽었음 했었다

 어느 날처럼 버스를 타고 일렁이는 회사에 출근을 했다. 매번 지루한 마음으로 일을 했던 것이 습관이 되어 오늘도 지겨운 일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인가 유독 핸드폰이 자주 울렸던 것 같다. 직장상사는 아니었고 달쯤 연락이 끊겼던 친구였을 것이다.


 [유화]라고 발신자 명이 보였지만 나는 쭉 일을 했다. 이 집중력을 끊고 싶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지만 꽤 많은 업무를 끝낸 뒤야 나는 핸드폰을 열었다.

 [밀린 메시지 11통]


유화- 나연아 너 지금 바빠?


유화- 아, 아직 회사겠구나.


유화- 미안하지만 나 너무 힘들어


유화- 이제 그만하고 싶어


유화- 내 옆에 남은 사람이 너뿐인데 지금에 나는 너의 곁에 있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된 것 같아.


유화- 너는 너무 밝아서 그림자로 뒤덮인 내가 너에게 다가갈 수 없더라.


유화- 그래서 그랬어. 네가 다른 사람과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최대한 피해 다녔거든.


유화- 이제 마지막이야


유화- 너 요즘 대기업 다닌다고 잘난 척 엄청하더라 ㅋㅎ..


유화- 너는 날 아직 소중히 생각하니?


유화- 진짜 사라지고 싶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로. 기억도 추억도 사람도 친구도 가족도.  

   



 그랬다. 죽고 싶다고. 내 심장은 요동치는 듯했지만 별로 그랬지는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명확하게 말했다.     




나- 괜찮을 거야 우리는 아직 20살이잖아. 그리고 넌 나에게 소중해.     




 유화는 바로 읽었다.     




유화- 너는 별일이 아닌가 봐. 아주 차분하네. 그래. 그게 너에 데 한 나에 태도니까.


유화- 다행이네 ㅋ. 이제 너는 나를.. 별로 친구로 대하지 않으니까.


유화- [사진]     



 유화는 어느 옥상을 비스듬히 찍어 보냈다. 초록색 바닥에 짓은 파란색 하늘. 그리고 앞에 같이 찍힌 익숙한 간판. 그렇다 저기는 내가 사는 아파트 옥상이었다. 보통문을 잠가두는데 어떻게 올라갔는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이게 급한 게 아니었다.     



나- 15분만 기다려     



 다행히 점심시간이라 택시를 잡고 바로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택시 안에서 잠깐 복잡했었다.

유화가 너무 흥분한 듯하다. 원래부터 그런 일이 많았기에 괜찮을 거다. 전교 2등이었으니 한심한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고. 그러다 어느 순간 머릿속이 비워지며 차분해졌다.


 도착한 후 급히 엘리베이터를 잡고 옥상으로 향했다. 문은 활짝 열려있었고 주변에는 차가운 바람이 피부가 아릴 듯 스쳐갔다. 나는 유화를 불렀지만 아무 답도 없었고 인기척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메시지로 어디냐고 보낸 후 난간에 앉아 하염없이 폰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퍽    



나를 밀쳤다.     



꺄악-     



비명을 질렀다.      



유화는 나를 온몸으로 밀었고 난 그대로 추락했다.  

   


자세히 보니 유화는 웃음과 환호, 그리고 원망을 품고 있었다.



그렇게 끝났다.     



아 방심하지 말걸 아 난간에 앉아있지 말걸 언제나 뒤를 주시할걸

아 방심하지 말걸 아 난간에 앉아있지 말걸 언제나 뒤를 주시할걸

아 방심하지 말걸 아 난간에 앉아있지 말걸 언제나 뒤를 주시할걸

아 방심하지 말걸 아 난간에 앉아있지 말걸 언제나 뒤를 주시할걸



유화를 끝까지 의심할걸.      



유화는 나와의 내기를 이겼을 것이다.  

   


[죽기 전에 누가 더 성공할 것인가]라는 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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