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루라임 Dec 20. 2024

꿈을 꾸고픈

정말 원해왔던, 바라왔던 순간이다. 심장은 미칠 듯이 뛰고 나의 손은 주체하기 힘들 만큼 빨라진다. 그리고 숨을 내쉴 때마다 웃음을 흘려보낸다. 나는 앞에 있는 그녀에게 표정을 숨기기 위해 얼굴에 손을 올렸다. 웃음이 가려지지 않도록. 정말 기뻤다. 사실 기쁨이라는 감정을 느끼는지는 모르겠다. 웃음이 나고 심장은 요동치니 기쁨이라는 단어를 붙일 뿐이었다.


 “왜 그래...”


그녀가 말했다. 왜 그래라니. 어이없는 말을 꺼냈다. 나는 대답을 회피했다. 대신 그녀에게 다른 말을 건네주었다.


 “너는? 너는? 너는???? 하. 하하하하”


 대체 무슨 대답을 얻기 위해 나에게 질문을 했을까? 나의 손을 멈추게 하기 위하여? 혹은 지금이라도 용서를 빌기 위하여? 그럴 순 없다. 만약 그녀가 나를 말릴 생각이었다면 사과를 했어야 할 것이다. 그녀의 자존심을 구깃구깃 모아 대중들에게 전하면 얼마나 좋을까..

.

.

.


시간이 얼마나 흘렸을까. 교실 안 모든 생명은 죽어가고 있었다. 나 조차도. 나의 앞에 있는 고운 그녀의 얼굴엔 뾰족뾰족한 선인장이 그려져 있었고 나를 부르던 입은 불어터져 있었다.


 지금 나의 기분은 허망했다. 이런 존재가. 툭하면 부러져 사라질 존재가 지금까지 나를 죽여왔다. 순진한 척 샌 척 모든 것을 재롱만 하던 존재가 사라졌다. 왜. 왜 허망할까. 그토록 원해 왔던 일인데. 원하는 일을 하고 원망과 슬픔 괴로움이라는 감정이 들 수 있는가. 아니면 내가 원하던 것은 이런 결말이 아니였던 것인가.



 그리고 난 체육 창고에 있다. 지금이 몇 시 인지 모른 채로. 그녀는 나를 가두었다. 그리고 죽이었다. 나는 또 꿈을 꾼 것이었다. 아주 달콤했지만 큰 대가가 필요한 꿈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