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아자 힘!
임신 6주 차가 되고 벌써 유산방지주사인 타이유를 매일 맞은 지 3주가 됐다. 주사를 맞고 2주가 지난 후부터 얼굴이 붉어지고 발진이 올라오더니 3주에는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얼굴이 뜨겁고 따가웠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아토피를 가지고 있던 터라 별별 증상을 다 겪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이었다.(사실 증상이 일어나면 바로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왔다..)
매일 잠이 들기 전에 항히스타민제를 챙겨 먹고 얼음팩을 얼굴에 대고 살아도 호전되기는커녕 더 심해졌다. 아침에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퉁퉁 부은 눈두덩이는 누가 보면 벌에 쏘였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도저히 잠에 들 수 없어서 불 꺼진 거실로 나와 소파에 앉아 얼음팩을 얼굴 양쪽에 대고 있었다. ’ 원래 임신은 이렇게 힘든 거야?‘ 속상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
남편도 덩달아 밤새 뒤척였고 우리는 고통스러운 밤을 보내며 내일도 맞아야 하는 타이유 주사가 두려웠다.
이 날은 유독 얼굴이 심했다. 주사를 맞고 집에 돌아오니 이건 아니다 싶어서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진료실로 들어가자마자 “선생님 ㅠㅠ” 하며 슬픈 목소리로 현재 내 상황을 공유했다.
“너무 심하네요. 하지만 지금 타이유 주사를 끊으면 너무 위험부담이 커요. 다행히도 피고임이 조금 줄고 있는 것 같으니 이틀에 한 번만 맞고 맞을 때마다 알레르기 주사를 같이 맞을게요. 주사 안 맞는 날은 배주사로 대체할게요. 그리고 태반이 생기기 전까지만 스테로이드를 먹어보죠!”
주사를 맞을 수 있다니 너무 행복해서 “감사합니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다시 주사실에 갔더니 간호사선생님들이 나를 알아봐 주고 얼음팩까지 챙겨주며 집에 가면서 얼굴에 대고 있으라고 했다.(천사)
주사를 맞고 6시간 정도 지나니 거의 모든 붓기와 열감이 사라졌다.(의학의 힘이란!) 게다가 이 주사는 임신 중에 맞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니 마음까지 편안해졌다.
정말 한 주 한 주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는 나는 6주 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