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채용 인사 시스템에 의해 걸러졌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외부 사회보다 적을 뿐 여전히 회사에는 나쁜 사람들이 많다. 이 세상에 나쁜 사람들이야 많지만, 회사에서의 나쁜 사람들만의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회사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이상하다 싶으면 피해버리면 그만이지만, 회사에서는 나쁜 사람과 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경우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가 없다는 게 그 문제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나쁜 사람들과 매일같이 부대끼는 회사생활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작게는 본인의 성과나 커리어, 크게는 정신 건강이 악화되고, 이는 더 나아가 신체 건강까지 해치게 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 했다. 나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멘털이 다치지 않도록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알아보자.
나쁜 사람이란 “조력자나 방관자가 아닌 어떤 이유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방해를 일삼는 사람”을 의미한다.
내가 십수 년의 회사생활 중 마주친 수많은 나쁜 사람들의 행동들 중 몇 가지만 예를 들면
회의에서 나의 의견에 무조건 반대를 한다던가
남들 앞에서 무시나 무안을 준다거나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나의 험담을 한다거나 (일명 뒷다마)
거짓정보를 주고 나중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모른 척을 한다거나
팀 성과로 받은 상금을 팀원과 나누지 않고 본인만 수령한다거나
이런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비단 나와 경쟁관계에 있는 동료직원 군에서만 있는 건 아니다. 나와 상관없는 옆 파트 파트장이거나, 나는 이름도 모르는 사람인데 나의 뜬소문을 듣고 다른 사람들과 가십을 떠는 사람까지 나쁜 사람들은 각계각층, 남녀노소에서 출현한다. 자신보다 직급이 높던, 낮던, 같던 ; 여직원이던 남자직원이던 나쁜 사람들은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 우리를 못살게 군다. 하여, “에이 이 사람이 설마 나한테 해코지를 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은 벗어던지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위 사람을 대해야 한다.
1단계. 미리 보호막을 두르자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나쁜 사람들 때문에 경계 태세에 있다 한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주먹이 날아오거나, 주먹이 날아오는 걸 알고도 못 막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 또한 충분한 대비에도 불구하고 나쁜 사람으로부터 당한 적이 수없이 많다. 이 중 한 경험담을 통해 어떻게 예상치 못한 공격에 대비하여 보호막을 두르고 향후 이슈를 대응하는지 소개하겠다.
매번 신규 서비스가 기획될 때마다 개발 프로젝트 매니저(PM)로써 첫 서비스 론칭까지 프로젝트의 요구사항 정리 및 유관부서와의 협업을 도맡아왔다. 통상적인 경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인력을 별도의 조직으로 편성하여 관리를 하나, 이번 프로젝트는 연초가 아닌 중순에 급하게 시작되는 바람에 별도의 조직구성 없이 참여 개발 인력들이 소속되어 있는 기존 파트에 남아 있는 상태로 업무를 하게 되었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별도의 조직으로 편성이 되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개발 인력들이 신규 조직장으로부터 고과를 받게 되지만, 기존 파트에 남아 있게 되면 자신이 속해 있는 파트와 연관이 없는 업무를 하면서 고과는 기존 파트장에게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었다.
이는 고과를 받는 입장에서 업무지시자와 고과권자가 다름으로 인해 엄청난 혼란과 스트레스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기존 파트장 입장에서도 해당 프로젝트의 성과가 본인의 업적으로 카운트도 되지 않으면서 본인의 조직인력만 '쓸데없이 뺏기는' 상황이었다.
이런 역학관계나 배경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프로젝트 시작 전에 각 파트장들에게 박카스를 들고 찾아가 "~님 파트 인력을 차출하여 프로젝트 시작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잘 부탁드리고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렸다. 따지고 보면 나의 결정으로 인해 이렇게 조직이 구성된 것도 아니고 나 또한 위에서 이 프로젝트 담당하라고 하니까 할 뿐이라 이렇게 양해를 구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각 파트장에게 “나는 너의 애로사항과 힘듦을 공감하고 있어”라는 메시지가 전달된다면 앞으로 원활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도 이번 기회로 좋은 관계를 구축하면 향후 서로 유관부서로 만나게 될 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나의 진심 어린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나를 무조건적으로 마음에 안 들어 한 파트장(이하 'A 파트장'이라 한다). 이 있었다. 50대를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30대의 조카 뻘인 나에게 매 회의 때마다 무안을 주는 것은 기본이고 엄연히 프로젝트 책임자는 나인데도 프로젝트 진행 방식 관련하여 감내 놔라 배내 놔라 시전을 하더라.
내가 선제적 대응(보호막) 차원으로 먼저 다가가 인사를 드림으로써, 프로젝트 진행하는 내내 관련 파트장들로부터 많은 협조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단 A 파트장만 빼고. 지금껏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라는 속담을 믿고 살아온 나로서는 예상 밖의 전개였으며, 나는 이 ‘나쁜 사람’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켜야 되었다.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에도 '어떻게 하면 이런 이슈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까?'라는 고민을 하였지만, 다시 생각해 봐도 내가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는 게 내 결론이다. 즉, 내가 어떻게 행동을 했던 안 했던 관계없이 A 파트장은 나에게 못된 행동을 일관했을 것이다.
2단계. 이슈를 상사에게 보고하자
회사는 원초적인 약육강식의 룰이 지배하는 사바나가 아니다. 엄연히 체계가 있고 규칙이 있는 조직이다. 따라서, 당연히 업무 상 발생하는 애로사항들을 대응하는 적절한 방안이 있다. 그것은 '상사에게 이슈를 보고' 하는 것이다. 상사의 역할에는 업무지시 및 성과창출 외 조직관리도 큰 포션을 차지하고 있으며, 조직관리의 일환으로 파트원이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발생하는 이슈들과 고민들을 해결해 주는 것은 상사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하지만, 상사에게 이슈를 보고 한다 해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당연히'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나의 상황 이후도 그러했다.
'선제적 박카스 인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A 파트장은 업무에 비협조적이며 쓸데없는 감정싸움을 걸어왔다. 결정적으로 프로젝트 초기에 A 파트장이 프로젝트 단체채팅방에서 업무 관련 배경 설명을 하던 나에게 "제 파트원에게는 필요 없는 상세 배경 설명은 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대놓고 프로젝트 매니저를 무시하는 발언을 한 이후, 더 이상 방관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해당 이슈를 상사에게 보고를 하였다.
"제가 프로젝트 kick-off 전에 각 파트장들에게 박카스까지 들고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A 파트장은 제가 프로젝트 매니저로써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 방해를 하는 언행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 일도 있었습니다. 부사장님께서 A 파트장에게 따로 한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박카스 전략이 먹히지 않은 거 같네요. 제가 한번 얘기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나를 대하는 A 파트장의 언행은 변하지 않았다.
올해 외부에서 우리 회사로 부사장으로 취임하여 '회사 공채 출신의 나이 50이 넘어가는 A 파트장'에게, 아무리 직장 부하직원이라 한들 부사장님의 입김이 셀 수가 없는 상황이긴 했을 것이다.
상사가 이슈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경우는 여러 가지가 있다.
상사가 문제의 인력보다 직급(혹은 근무경력-짬)이 낮아서 힘을 못 쓴다거나
상사가 남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는 성격이라서 아예 문제를 발생시키는 대상에게 아무 소리를 못하거나
"너와 연관된 문제는 네가 알아서 해결해!"라며 상사의 조직관리 역할을 저버리거나
나의 경우와 같이 상사가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한들 '나쁜 사람'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할 수도 없는 일이다.
3단계. 단호하게 '나쁜 사람'을 제지하자
상사 선에서 대응이 안되면, 이제는 알아서 자신을 지켜야 되는 시점이다. 이 때는 조직생활이라는 것을 잠시 망각하고, 원초적인 약육강식의 룰을 적용해야 된다. 나보다 나이가 많다고, 나보다 직급이 높다고 위축되지 말고, 동등하게, 날 것의 인간 대 인간으로 나쁜 사람을 마주해야 한다.
이는 생각보다 많은 용기와 결심이 필요하다. 성격이 호전적이지 않고, 웬만하면 갈등은 피하기를 원하고, 남에게 미움을 사기를 싫어하는 성격이라면 더욱 나쁜 사람을 마주하기가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자신을 위해 목소리를 내주지 않는다고 맞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A 파트장 자리로 찾아가 따로 회의실에서 잠시 얘기를 나누자고 했다. A 파트장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나와 회의실로 들어갔다.
"지난번 단체 채팅방에서 제가 말하는 도중에 저에게 업무배경 설명을 하지 말라는 언행은 프로젝트 매니저인 저를 굉장히 모욕하는 행동이었습니다."
A 파트장은 나의 말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등을 의자에 기댄 채 고자세로 퉁명스럽게 나에게 말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개발자에게 그렇게 상세한 업무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아서 얘기를 했습니다."
이에 나는 목소리를 높여서 말했다.
"이 프로젝트의 성패에 관한 책임은 파트장님이 아닌 제가 집니다. 혹여나 진심으로 저를 걱정하는 마음에 그런 말을 하고 싶었었다면, 모든 프로젝트 인원이 있는 단체방이 아닌 저희 둘만의 채팅이나 대화로도 충분히 할 수 있었던 것이고요. 따라서, 이거는 저를 욕보이게 하려는 행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자기보다 한참 어린 사람이 이렇게까지 호통을 칠 줄은 예상은 못했던지, A 파트장은 의자에서 허리를 떼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A 파트장님께서는 제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 '제 프로젝트의 멤버로 참여'하고 싶으셔서 그렇게 공적인 자리에서 본인 의견을 내시는 건가요? 그렇다면 제가 프로젝트 매니저로써 A 파트장님에게도 프로젝트 업무를 할당해 드릴 수 있는데, 그걸 원하시는 건가요? 말씀만 하세요. 제가 업무 드릴게요. 어렵지 않습니다."
"아니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건 아니고.. 앞으로 프로젝트 관련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테니 그런 줄 알면 돼요."
"네 알겠습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거의 조카 뻘인 회사후배가 뭔가 해보겠다고 열심히 하는데 좀 이뻐도 해주고 그래주세요."
나는 내가 원하는 대답을 들었다고 판단을 하고, 웃으면서 회의실을 나왔다.
유약한 SW개발자들끼리만 생활해 왔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날 선 대화였다. 나의 경험 상 이 정도로 얘기를 하면 상대방은 나의 뜻에 수긍하고 바로 문제가 해결되었다. 하지만 A 파트장은 여전히 단체 채팅방에서 멘트를 이어갔으며, 나는 급기야 별도 채팅방을 파는 것으로 일단락하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 2년이 지난 지금 시점까지도 A 파트장과 업무적으로 엮일 인은 발생하지 않았다. 나는 A 파트장과 마주쳐도 서로 인사를 주고받지 않는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몇 년이 지나도 A 파트장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로 인한 응어리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4단계. 자신의 성향에 따른 대응 방향 정하기
위에서 설명한 1단계에서 3단계까지의 수단을 모두 동원했는데도 이슈가 해결이 안 되면, 높은 가능성으로 멘탈이 깨지기 마련이다. - 도대체 저 '나쁜 사람'을 어떻게 해야 되지? 상사도 해결 못해주고, 내가 얘기를 해도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데, 나는 앞으로 어떻게 회사생활을 해야 되지?
이때 우리의 멘탈이 붕괴되는 상황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심할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큰 스트레스로 인해 자신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다.
나쁜 사람들로부터 우리의 멘탈을 지키는 방법은 본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먼저 자기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크게 2가지 성향으로 나눌 수 있다.
A 성향 : 활달한, 호전적, 다혈질
B 성향 : 소심한, 내성적인, 갈등을 대면하기보다 피하는
B 성향의 사람들은 대부분 나쁜 사람들을 마주친 것은 불운이라 지칭하며 피하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지론을 펼친다.
"으휴 어쩔 수 없지. 똥 밟았다 생각하자"
"앞으로 볼 사람 아니니까 잊자 잊어"
"어떨 때는 지는 게 이기는 거야"
A 파트장 때문에 힘든 시기를 보낼 때에도 개발부서에 있는 회사선배들은 나에게 '나쁜 사람(똥)은 피하는 게 장땡'식의 위로나 조언을 많이 해주었다. 많게는 20년 이상의 회사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회사선배들이 나를 진정으로 아껴주어서 해주는 말이기에, 그들이 나에게 거짓된 가식의 말을 전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회사선배들에게는 '나쁜 사람(똥)은 피하는 게 장땡'식의 멘탈 관리 방법이 통했을 것이다.
하지만 A 성향인 나에게는 이런 회사선배들의 멘탈 관리 방법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평소 나를 아끼는 회사선배들의 조언이기에 허투루 듣지 않고 내 생활과 생각에 적용해보려 했으나, 시간이 지나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등의 멘털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았다. 여전히 마음속에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 분노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나 말고도 다른 A 성향의 사람들도 나와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B 성향인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나쁜 사람으로부터의 멘탈 관리법'이 A 성향인 사람에게는 효과가 미미하거나 없는 거다. 그럼 A 성향인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나쁜 사람들로부터 멘탈을 관리해야 될까?
5단계. 악인이냐 아니냐로 구분을 통해 '진정으로' 나쁜 사람들을 솎아내자
업무 중에 본인과 갈등이 생기는 모든 대상들을 '나쁜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대응한다면 회사생활 몇 년 하지 못하고 정신과 문을 두드리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B 성향인 사람은 자신의 인지 대상에서 나쁜 사람을 무시하거나 삭제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A 성향인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에 대해 하나둘 마음속 분노를 안고 살아가기에 어떤 의미로 B 성향인 사람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으니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급선무이다.
나쁜 사람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먼저 스트레스의 근원인 나쁜 사람들의 수를 줄이는 게 우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나쁜 사람들'이 '진정으로 나쁜 사람'인지를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진정으로 나쁜 사람'을 '악인'이라 지칭하겠다.
나쁜 사람들 중에서 '악인'과 '악인이 아닌 자'를 구분 짓는 기준은 ‘순수하게 남에게 해를 가하려는 악의‘가 있는지 여부이다. 여기서 ‘순수 악의’가 무엇인지는 어떤 감정들이 악의를 유발하는지를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다.
남의 업무성과를 가로채거나, 남에게 아무도 하기 싫은 잡일을 떠넘기려는 ‘이기심’
자기보다 더 나은 점이 있는 상대방에 대해 뒷담화를 하는 ‘질투심’
타인보다 우위에 서고, 자신의 의지대로 상대를 통제하거나 복종시키고자 하는 ‘권력욕’
예를 들어, 자신보다 직급이 낮다는 점을 이용하여 나의 행동을 통제하려 하고 남의 프로젝트에서 왕놀이를 하려 했던 A 파트장은 전형적인 ‘권력욕에서 비롯된 악의를 가지고 있는 악인‘이라 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악인이 아닌 사람‘의 나쁜 행동은 그 ’ 행동의 발단이 나와의 견해 차이나 가치관의 차이에 의해 발생한다. 단지, 나와는 업무 스타일이나 사고방식이 맞지 않는 사람과 피치 못하게 업무적으로 얽혀서 갈등이 유발했을 뿐인 거다.
연초 파트 내 일부 인력이 다른 부서로 이동함에 따라 해당 인력들이 담당했던 업무를 누군가는 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파트장은 A 파트원에게 떠난 인력이 담당했던 업무를 맡기고, 기존 A 파트원가 담당했던 업무는 내가 맡아달라고 하였다.
나는 A 파트원로부터 3개월간 인수인계받기로 하였고, 인수인계 기간 동안에는 업무를 공동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예상치 못한 문제는 기존 A 파트원이 그간 유관부서와 부서 간 R&R에 맞지 않는 업무를 해온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부서장의 MBO 업무는 세분화되어 각 부서원에게 업무로 할당된다. 이 중 ‘유관부서 협의’나 ‘VIP 데모 준비’처럼 유관부서와 협업을 통해 수행해야 되는 건도 있지만, 우리 파트가 담당하는 ‘검증업무’나 유관부서의 ‘개발업무’와 같은 각 부서 별 고유 R&R 관련 업무에 대해서는 두 부서 중 어느 부서가 수행해야 되는지가 명확하다; 마케팅부서가 개발업무를 할 수는 없는 것처럼. 더 나아가 특정 업무가 유관부서 부서장이 올해 MBO로 받은 업무라는 걸 아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해당 업무는 유관부서에서 처리해야지 그러지 않고 우리 파트에서 처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일례로 A 파트원은 “유관부서와 서로 돕는다”는 명목 하에 유관부서의 부서장의 MBO로 등록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관련하여 위에서 설명한 부서 간 R&R을 얘기하면서 그간 잘못된 방식으로 유관부서와 협업이 진행되었으며, 정 계속해서 유관부서 부서장의 MBO 업무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드시면, 저희 부서장에게 confirm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을 드렸다. 하지만, A 파트원은 “나는 모르겠고, 저는 서로 도와가면서 업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라고 주장하며 유관부서와 함께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해당 이슈를 파트장에게 보고를 하였고 결과적으로 A 파트원으로부터 업무를 인수인계받는 것은 없던 일로 되었다. 하지만 인수인계를 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A 파트원과의 갈등으로 인해 한동안 서먹서먹한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위에서 A 파트원은 ‘유관부서와 함께 나를 이상한 취급’하는 나쁜 행동을 하였지만, 이는 본인이 생각하는 업무관과 다르게 생각하는 나를 진짜로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한 행동일 뿐, 아무 이유 없이 나에게 해를 가하려는 ‘악의’는 없었다는 걸 알 수 있다.
A 파트원과의 갈등 상황 속에서는 “왜 이렇게 생각하지? 왜 자꾸 유관부서와 편을 먹고 뭐라고 하는 거야?”라는 불만 가득한 감정에 파묻혀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A 파트원은 악인이 아니다’라는 사실에 집중을 하니 자연스레 A 파트원에 대한 나의 안 좋은 감정이 사라지며, 지금은 지나가다가 마주치면 서로 가볍게 인사할 수 있는 사이로 지내고 있다.
이렇게 나쁜 행동을 한 사람들을 ’악인이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구분을 하면 ‘진짜 나쁜 사람’들만을 솎아낼 수 있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일 뿐만 아니라,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의 협업도 한층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이전이었으면 협업상황에서의 마찰을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난 이후 혼자 일어난 일을 복기하며 감정을 추슬렀다면, 이제는 위의 방법이 숙달되어 일말의 갈등에 얼굴을 붉히는 일도,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는 일이 많아지며, 좀 더 상대방의 본연과 상대방과 같이 하는 업무 본질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솎아낸 후 남겨진 ‘악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될까? 사회생활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주는 근원은 줄일 수 있지만 아예 모든 근원을 줄일 수는 없는 법이다. 스트레스의 근원인 ’악인‘들에 대해 어떤 멘탈 세팅을 하는 게 좋을지 알아보자.
6단계. 악인에 대한 처분방법은 본인 마음이 편한 방향으로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저지른 죄는 바로잡아야 하지만, 그 죄를 저지른 사람 자체는 미워하거나 배척하면 안 된다는 의미이다. 정말 좋은 말이다. 모든 사람이 이 말을 실천하면 이 세상에서 증오라는 감정이 피어날 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사회에서 묻지마 범죄와 같이 '화'가 넘쳐나는 모습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 격언을 실천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는 그만큼 '죄만 미워하고 죄를 범한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예수와 같은 비범한 인간이 아니고서야 나와 같은 범인들은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독교적 격언으로 오랫동안 이 말이 사용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나 또한 회사생활에서 마주치는 ‘악인’들을 포용할 수는 없었다. 범인인 나는 악의적인 행동과 그 행동을 한 당사자를 분리해서 생각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애초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은 ‘사람은 갱생이 가능하다’는 믿음에서 비롯되는데, 나는 사람은 갱생이 불가능은 아니나 매우 어렵다(가능성이 거의 없다)라고 생각하기에 더욱더 이 격언을 실천하는 것은 거부감을 넘어 또 다른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혹자는 이 세상에 권선징악이 존재하여 시간이 지나면 악인은 알아서 벌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굳이 지금 본인의 손을 더럽혀가며 악인을 응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권선징악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면 지금 나에게 나쁜 행동을 한 악인은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난 들 갱생되기가 어렵기에 계속해서 나뿐만 아닌 수많은 다른 사람에게도 악행을 저지를 것이고, 악행을 당한 사람들 숫자가 많아질수록 그 악인을 응징할 마음을 먹을 사람이 나타날 확률이 점차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살면서 권선징악이 실현되는 상황을 목도하지 못하여서인지 아직은 권선징악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이에 더해, 받은 만큼 되갚아주지 않으면 안 되는 나의 성격 때문에 악인을 응징할 수만 있다면 내 손 따위 더럽혀지는 것은 대수도 아니다. ‘나중에 언젠가는 저 사람도 벌 받을 거야. 저런 사람 잊자 잊어!’라는 식의 회사선배들이 조언해 준 멘탈관리 방법은 나에게 있어 오히려 그 악인에 대한 기억을 더욱 상기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했다.
이처럼 주위 사람들이 해준 조언이나 이 세상의 유명한 격언이 꼭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아닐 수 있다. 자신의 성격, 기질, 사고방식에 대해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멘탈관리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말이 쉽지, 정작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기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도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자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라면, 나처럼 지인들이 해준 조언이나 격언을 실천하려 부단히 노력하며 동시에 실천하려 했을 때의 본인의 마음상태에 귀 기울여 보자.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면 실천한 방법이 자신에게 효과가 있다는 의미이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길 바란다.
7단계. 칼은 항상 악인에게만 향하게
만약 나처럼 ‘악인을 용서하거나 포용하거나 머릿속에서 잊는다'는 방법보다 '언젠가는 본인이 악인에게 받은 만큼 나쁜 행동만큼은 되돌려주고 싶다'는 식의 멘탈관리법이 본인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매일같이 '복수심'에 사로잡혀서 복수의 칼을 갈며 살라는 것이 아니다. 이는 그 복수의 칼날을 정작 자신에게 들이미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나에게 있어 '악인을 잊어버려야 한다'는 생각은 오히려 악인에 대한 '복수심'만을 부추기고 매일같이 생각나게 했지만, '그런 악인을 어떻게 잊어. 언젠가는 받은 만큼 돌려줘야지'라는 생각은 오히려 악인에 대한 생각을 잠시 잊게 만들고 악인보다 더 잘 나가야 되겠다는 다짐으로 더 열심히 살게 되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절대 '악인'을 마주쳤다는 것에 재수 없다는 생각을 하거나 심적으로 힘들어하지 말자. 최대한 '악인'과의 경험으로부터 본인이 배운 교훈이 무엇인지, 무엇을 깨달았는지,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집중하자. '악인'에 대한 나쁜 기억이나 경험도 이렇게 책을 쓰는 소재로 승화시키는 것처럼 말이다.
이와 같이 '원한'이 자신을 집어삼키지 않게, 칼날이 나를 향하지 않게 해야 한다. 악인에게 받은 '자극'을 에너지 삼아 자기를 발전시켜야 한다. 그들보다 더 공부하고, 그들보다 더 일하고, 그들보다 더 열심히 타인을 배려하며 좋은 사람들을 만나며 사는 것이다. 그래야 인생 어느 시기에 그들을 마주쳤을 때 호탕하게 한 방 먹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Chapter. 뉴비들을 위한 업무 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