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틋한 마음의 후회
아마 비 오는 날이었을 거야, 우리의 마지막이.
예고도 없이 내리는 소나기였던 터라 우산 없이 비를 맞으며 걷고 있었잖아.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 유독 더웠던 여름이었지만 그날은 한겨울같이 서늘했지.
날이 추워서가 아닌 우리의 분위기와 너의 차가운 눈빛으로 인해 나는 추위를 느끼고 있었으나봐.
너는 비쯤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나를 바라봤고,
나는 비를 맞는 네가 걱정돼 이리저리 우산을 찾고 있었지.
그게 어쩔 수 없는 우리였고, 그렇기 때문에 헤어짐도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나 봐.
이별이 다가오는 걸 직감했을까.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 있던 눈빛으로 모든 대화가 오고 갔어.
헤어지자는 말은 너무 아플걸 잘 알기에 우리는 끝내
그 말은 꺼내지 않았던 거야.
눈에서 흘러내리는 것이 빗물이었는지, 눈물이었는지, 혹은 사랑이었는지.
눈물은 부끄러운 것인 줄만 알았는데, 아니더라.
서로가 흘린 눈물만큼 우리는 이 관계에 진심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우린 말없이 서로를 오래, 깊이 바라봤다. 마지막 영화 엔딩을 감상하듯이.
"있잖아, 나는 여름을 닮은 당신을 사랑해서 너무 다행이었어. 결국 버티고 버티다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지만 다시 돌아간대도 후회 없이 당신을 사랑했을 거야. 그때는 너무 애틋한 마음에 서로 참지 말고 얕고, 깊은 이야기들을 많이 나눴었으면 해. 결국 애틋한 마음이 독이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