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으로 나뉜다.
미움이나 사랑 때문에 죄를 짓는 사람들과 돈 때문에 죄를 짓는 사람들 두 종이 존재한다. 돈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돈이 되지 않는다면 미움이나 사랑 때문에 섣불리 자신을 망가뜨리지 않는다. 그 반대에 선 사람들은 돈이 되지 않아도 때때로 미움이나 사랑 때문에 자신을 포기할 때도 있다.
정지희, 그녀는 날씬하고 작은 키에 살결이 희고 고와서 하늘거리는 쉬폰 소재의 원피스를 입고 나타날 때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작은 여신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스토커 중의 스토커다.
그녀는 이승후의 마음에 들기 위하여 온갖 착한 척 예쁜 척을 하는 여자였다. 이승후와 함께 있는 곳에서는 항상 조신한 모습을 보였다. 여러 가면을 쓰고 마음이 선한 척 눈물로 연기하는 그녀는 보수적이고 전형적인 옛날 남자들이 좋아할 스타일을 재현하는 구닥다리 성격의 소유자다.
그러나 정지희는 누구보다 세상의 권력욕이 있고 부에 집착하는 스타일이었다. 이승후가 가진 조건이 자신의 그런 야심을 채워줄 상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승후를 마음속으로 일찌감치 결혼 상대로 점찍었다.
이승후와 정지희는 이승후의 아버지가 경영하는 IT 업계 회사에서 함께 일했다. 이승후는 정지희와 사업 파트너로 일하는 동안 동료로 잘 지냈지만, 이승후를 좋아하는 여자가 한 트럭이었고 이승후가 한 여자로 만족할 스타일은 아니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승후가 한 여자에게 올인할 만큼 지성과 미모와 매력을 지닌 여자를 아직 만나지 못했고 정지희는 그럴만한 대상이 안되었다.
이승후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지 못한 정지희는 이승후가 좋아하는 여자와 주변사람들을 타깃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들의 사이를 방해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승후는 갑자기 사표를 던지고 자신의 외가가 있는 곳 그리고 자신이 열 두살까지 살았던 지방의 항구도시로 내려가 대학원에 진학했다. 이승후의 아버지는 정지희에게 어떻게 해서라도 이승후의 마음을 돌려 다시 회사에 돌아올 것을 부탁했다.
(이승후) “이렇게까지 집착할 줄이야, 여기까지 따라오다니 정말 놀랍네요.”
(정지희) “저는 사장님이 시켜서 온 것 뿐이에요”
(이승후) “내가 겨우 여자 때문에 본업을 버리고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그분은 나에게 처음으로 사랑이 라는 감정을 알게 하고 사랑을 가르쳐 준 분이라고”
(정지희) “그래서 사장님께서 더 필사적으로 말리십니다.”
(이승후) “난 사십 평생 앞만 보고 달려왔어. 나도 이제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고 평범하게 살고 싶어.”
(정지희) “저는 왜 그 대상이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