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친구는 행복했다. 세상에 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곳은 정치도 미움도 없는 세상.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친구가 등장했다. 그리고 이 세계에는 정치가 시작되었다.
피아노의 최저음을 제외하면 나머지 음들은 하나의 음정을 내기 위해 2~3개의 현을 때린다. 3개의 현 중에 하나라도 정확한 피치에 가닿지 못할 경우 아름답고 적확한 음정이 나오지 못한다. 이를 동음 조율(유니즌)이라 말하고 있다. 많은 조율사들이 동음 조율은 평생의 숙제라고도 한다.
평생의 숙제까지나..? 아! 나는 살면서 적지 않게 셋이 모이면 어쩐다~라는 이야기, 혹은 경험들을 마주했다. 셋이서 한 목소리를 내기란 어찌나 어려운 일인지, 다 같이 하나의 소리를 내기가 얼마나 귀한 일인지를. 평생의 숙제라는 표현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것이다.
편의상 하나의 음정을 담당하는 3개의 현을 1,2,3이라고 부르겠다. 먼저 기준이 될 1번 현을 원하는 음정으로 조율한다. 그리고 2번 차례에 3번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뮤트웨지로 3번 현을 뮤트 해준다. 2번 현을 기준이 되는 1번 현과 완전히 합치될 수 있도록 조율한다. 여기서 합치라는 것은 조금의 비트(맥놀이)도 발생하지 않는 깨끗한 음이 나오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맞지 않는 동음은 마치 코러스 이펙트가 걸린 느낌과 비슷하다. 반면 좋은 동음으로 가는 길은 벌어져있던 좌우 스테레오의 음악이 완전한 센터로 모이면서 완벽한 모노 사운드로 곧게 서는 느낌. 그 후에 마지막 3번 현의 뮤트를 제거하고 3번 현까지 하나의 소리로 만들어준다. 물론? 정확한 테스트블로우(1)와 핀스톱(2)이 수반되지 않으면 그 사이에 1,2번 현은 조금씩 사이가 틀어지게 된다는 변수가 있지만..
사람도 그렇지 않은가?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게 쉬운 일인가. 하물며 사람이 셋이라뇨.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약 230명의 합창단을 지휘한다고..
완벽한 동음 조율이 끝나면 크고 힘 있는 정한 음정이 발현된다.
우리는 그것을 ‘아름다운 소리’라고 부르기로 했다. 여럿이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1) 테스트 블로우 : 피치 안정을 위해 건반을 세게 타현하는 것
(2) 핀스톱 : 핀을 정확하게 고정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