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다시 임신을 준비하고 싶었으나 최소 6개월은 쉬어야 해서 쉬고 다시 준비했다. 반복된 시술로 임신을 했다.
빨간 두 줄
5주 아기집 발견
며칠 째 미열, 38도를 왔다 갔다 한다.
피부 두드러기가 난다. 유난스럽게도 임신을 하는구나.
거의 5개월을 입덧을 했다. 나는 장난을 치는 게 아니다. 아침에 밥을 하면 밥냄새에 현기증이 나서 밥을 못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해준 밥은 또 잘 먹는다.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해야 하는데, 주방세제 냄새가 역하다. 설거지를 못한다.
지금까지의 결혼 기간 내내 남편이 살이 가장 많이 살이 빠지고, 힘들었던 때 같다.
남편은 아침밥을 대강 차려주고, 출근을 한다. 나는 밥을 먹은 후 설거지를 담가 놓는다. 왜? 나는 설거지를 못하니까. 점심은 대강 꺼내 놓고 간다. 내가 냉장고 문을 못 여니까. 간신히 과일 같은 것은 먹고 있다. 이런 생활이 가능했고, 나는 임신 기간 내내 엄청 잤다. 어떤 날은 남편이 해준 아침밥을 먹고, 낮잠이 든다. 남편이 퇴근할 즈음에 나는 잠에서 깬다. 남편이 해준 저녁밥을 먹고, 텔레비전을 좀 보다가 나는 또 잤다. 완전 신생아처럼 살았다. 말로만 들었다. 심한 입덧이 무섭다는 것을.
이런 완전히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는데도 임신 전 50kg이었던 나는 48kg이 되었고, 계속 구토를 했다. 가끔 병원에서 수액을 맞기도 했다. 먹지를 못하니 탈수가 온 것이다. 또, 불안하기는 얼마나. 또 유산할까 봐, 얼마나 조심을 했던지.
신랑이 거의 5개월을 나를 수발을 들더니 살이 쪽 빠졌다. 바깥나들이를 하는데 돼지갈비냄새가 내 코를 찌른다. 저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수많은 사람이 있는 식당에서 2인분은 먹은 것 같다. 토를 전혀 하지도 않았다. 거짓말처럼.
그리고 다음 날 밥을 먹고 나는 또 토를 했다.
(딴생각 : 시간이 많이 흐른 후 나는 갑자기 남편에게 물었다.
“여보~ 주변에 나같이 입덧한 사람 많아?”
“아니~~ 당신처럼 입덧 길게 하는 사람 없어. 다들 일 잘하다가 분만 휴가 전날까지 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