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운동.
요가매트 외에는 아무 준비물도 필요하지 않은 운동.
공간이 이렇게 작은 곳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많지 않다. 자전거타기, 러닝, 수영 등 대부분의 운동들은 공간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요가는 요가 매트를 펼칠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어디서든 오케이다.
내 몸의 불균형을 만나는 시간.
운동 중에서는 한쪽 근육만 반복해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요가는 어떤 자세든지 오른쪽, 왼쪽 번갈아가면서 같은 자세를 취한다. 오른쪽은 잘 되지만 왼쪽은 잘 되지 않는 자세들도 있고 어떨때는 그 반대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나는 나를 알아간다. '아 내 왼쪽 어깨가 많이 불편했구나.' 나는 이 알아챔의 과정이 좋았다. 나는 나를 더 잘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
내 호흡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
우리는 의식하지 않아도 24시간 호흡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내 호흡을 느끼고 집중을 하는 시간이 하루 일과 중 있을까? 나 역시 요가를 하기 전에는 호흡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요가를 시작하고 복식호흡을 알게 되었고 내 호흡의 속도를 처음으로 느껴보았다. 대부분의 요가선생님들은 호흡을 강조한다. '인헬(숨을 마시다)','엑셀(숨을 내쉬다)' 라는 용어는 요가를 해 본 분들이라면 대부분 들어봤을 것이다. 숨을 마시고 내쉬는 것들을 동작과 함께 해야지 요가를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다. 어려운 동작들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호흡을 멈추게 될때가 있는데 그때도 호흡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내가 요가를 좋아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요가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아사나(동작)를 만들 것을 강조한다. 중고등학교 시절 남과의 비교에 익숙했던 나에게 요가는 새로운 시선이였다. 남들이 어떤 아사나를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어제보다 1mm 더 뻗어서 자세를 완성하려고 노력한다. 이건 내 삶의 가치관 자체를 변화시켰다. 요가를 시작하고 나는 나를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어제의 나와 비교하기 시작했다. 어제의 나보다 0.1% 더 나아져 보는 것이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한 번 더 아사나를 만들려고 노력해보는 것처럼 삶에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한 번 더 시도해보게 만들었다.
지금의 나를 아는 사람들은 믿지 못하겠지만 나는 사실 중고등학교 시절 체력장에서 가장 나쁜 등급을 받을 정도로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였다. 우리때 체력장에서 앞으로 구부리기 자세를 해서 손가락이 발가락 끝보다 몇 센치나 앞으로 나오는지 재는 측정이 있었다. 나는 손가락 끝이 발가락은 커녕 발목에도 간신히 닿는 사람이였다. 대학교 입학과 함께 살을 빼라는 부모님의 반강제에 의해서 검도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 운동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때쯤 우리나라에 요가 수업을 하는 곳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기 시작하면서 요가원 뿐 아니라 각 지역의 자치센터에도 수업들이 생겨났다. 나는 집 근처에 위치한 자치센터에서 2만원에 요가를 배울 수 있었다. 내가 요가를 처음 배운 목적은 살을 빼고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서였다. 나는 언니와 함께 동네 아주머니들과 함께 요가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고양이 자세, 소자세, 다운독, 아기자세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