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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다닐 국제학교 정하기

초등교사는 아이를 어떻게 국제학교에 적응시킬까?

by 트랄라샘 Jan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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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가족의  싱가포르 행이 결정됐던 것은 1월쯤 되서였다.

8월에 출국이라서 준비기간은 길지 않았다. 더더욱 나는 1학기 근무를 마치고 가야 하는 상황이었으므로 1,2월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굵직굵직한 결정들을 미리 해야 했다. 한두 달 안에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최대한 조급하지 않게 결정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우리의 결정 중 가장 중요한 것들은 남편의 학교, 아이학교, 그리고 살 집을 구하는 것이었다. 남편은 그동안 해외근무경험이 있었고 석사를 어찌어찌 졸업한 상황이라 싱가포르의 학교에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었는데 가장 복잡한 것은 아이 학교 문제였다. 학교는 유학원을 통해 알아볼 수도 있고 학교에 직접 컨택하는 방법도 있다.


일단 우리는 남편은 소통 및 문서 쪽을 맡고 나는 학교교육과정 쪽을 맡아 직접 부딪혀보기로 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고려사항을 생각하며 학교를 알아보기로 했다

1. 예산
2. 아이의 계란 알레르기 케어
3. 한국에 돌아왔을 때도 적응을 할 수 있는 면학분위기
4. 쉬는 시간 친구들과도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


1. 예산 


일단 우리는 싱가포르에서 둘 다 벌이가 없을 예정이다. 파견이라 어느 정도의 체류비는 제공이 되지만 싱가포르 물가에 택도 없는 금액이고 아이 학교 학비지원이 전혀 되지 않는다. 그동안 저축해 온 돈을 야금야금 빼먹으며 살아야 하는 형편이므로 절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아이를 교육시키기로 했다.


예산을 고려했을 때 가장 구미가 당기는 것은 로컬학교이다. 국제학교나 사립학교에 비하여 비교적 저렴한 학비가 메리트긴 하지만 학교의 오퍼를 받기가 쉽지 않다.


남편의 매형께서 싱가포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호주분이라서 조언을 구할 수 있었는데 무조건 로컬학교로 보내라고 하셨다. 싱가포르는 자국민에게는 복지가 잘 되어 있지만 외국인에게는 경제적으로 박한 나라이다.

로컬학교라도 외국인이기 때문에 한국돈으로 1년에 약 천만 원 이상의 학비를 부담해야 하고 신청을 한다고 해도 외국인에게는 기회조차 오기 힘들다.

자국민이거나 형제자매가 다니고 있어야 하는 등 나름 신청조건이 까다로우며 시험도 통과해야 한다. 우리에게 남은 6개월의 기간으로는 지원하기도 힘들었다.


남은 것은 사립학교와 국제학교인데 외국인에게 입학조건이 비교적 까다롭지 않은 국제학교를 알아보기로 결정했다. 싱가포르에 국제학교는 약 40여 개가 있으며 1년에 1500~5000만 원 사이의 학비를 부담해야 한다. 예산의 폭이 크기 때문에 유학원의 블로그나 홈페이지 또는 구글링을 통해 학비를 비교해 놓은 정보를 확인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예산 이하의 학교들을 5-10개까지 리스트업 한 후 싱가포르 네이버 카페인 싱싱마마나 국제학교 입학연구소 등에서 현지에 계신 어머님들의 조언을 구하며 학교 분위기를 알아보았다. (사실 여기에서 학교 분위기를 대충 알 수 있었다.)


그리고 5-10개 학교 입학 담당자에게 아이 생년월일, 학년과 싱가포르에 입성할 날짜 등을 첨부하여 8월 새 학기에 입학이 가능한지를 문의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렇게 우리는 5개의 학교를 추릴 수 있었다.



2. 아이의 계란 알레르기 케어


우리에게 예산 다음 중요한 것은 아이의 계란 알레르기 케어 부분이었다.

아이의 계란 알레르기는 싱가포르에 오기 직전 심해져서 8월 직전 만해도 계란 냄새를 맡는 호흡기만으로도 배가 아픈 등의 증상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싱가포르에 오는 것이 겁나고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다문화국가라서 할랄, 코셔 등 종교적으로도 식단을 제한하고 알레르기 케이스가 매우 다양하다고 했다. 식당뿐 아니라 식재료를 취급하는 곳에서도 한국보다 알레르기 표시에 매우 철저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학교에 희망을 걸어보기로 했다. 아이의 상태를 알리고 학교에서 하는 음식 알레르기 케어 방법을 문의하는 이메일을 추가로 보내었다.


여기에 답변을 준 학교는 총 4개 학교!!

정말 알레르기 식단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었고 대체식도 해줄 수 있다고 답변받았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고 우리는 2월 싱가포르로 직접 가서 스쿨투어를 하기로 하고 4개 학교에 방문의사를 밝힌 후 스쿨투어 예약을 잡을 수 있었다.


알러지에 대한 이메일 문의알러지에 대한 이메일 문의


브런치 글 이미지 2
스쿨투어에 관한 이메일 요청스쿨투어에 관한 이메일 요청


3. 한국에 적응할 수 있는 면학 분위기


 국제학교의 면학분위기는 한국보다 다소 자유롭다. 자유롭다는 것은 일정한 국가시험이 없고 주입식 교육이 아닌 아이들의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에 주안점을 둔다는 의미이다.


 싱가포르의 국제학교는 IB교육과정뿐 아니라 미국식, 영국식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하는 학교 등으로 나눌 수 있고 또 많은 싱가포르의 학교가 IPC를 채택하기도 한다. 나는 어떤 교육과정이 우리 아이에게 적합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IB와 같은 개념기반교육에 관심이 있었고 아이에게 주도적으로 사고하고 깊이 있게 현상을 해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싶었다.


 우리가 채택한 학교는 미국식 교육과정 1개교, IPC 1개교, 영국식 교육과정 1개교, IB교육과정 1개교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IB교육과정에 관심이 있어서 스쿨투어 전에는 IB학교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었다.


 2월 초에 우리 부부는 싱가포르 국제학교 4개교와 스쿨투어 예약을 잡고 2박 3일 동안 투어를 시작했다. 싱가포르가 서울보다 작은 국가지만 나름 동-서로는 거리가 좀 있어 1시간 넘게 이동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면서 다녔다. 학교가 정해지면 살 곳도 주변으로 정해야 하기 때문에 매의 눈으로 주변 콘도도 함께 눈여겨보았다.


학교 4곳을 다니며 가장 차별화되었다고 느낀 것은 면학분위기였다. 한 곳은 방과 후에 투어를 갔고 다른 한 곳은 신설학교라 아직 공사 중이라 나머지 두 곳의 수업장면만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이 수업 중 얼굴 표정과 눈빛만 보아도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지가 느껴졌는데 두 곳 중 한 학교 아이들이 유난히 수업태도가 안정적이었다.


우리는 2년 계획으로 싱가포르에 가게 되고 돌아오면 아이가 5학년 2학기이다. 이미 사춘기가 시작될 나이이고 학습습관을 새로 잡기는 힘든 시기이다. 국제학교 중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심하거나 학습적인 부분을 등한 시 하는 곳은 배제하려고 했는데 스쿨투어를 해보니 이 부분이 명확히 보였다. 수업 중 아이들의 태도만 관찰해도 그 학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스쿨투어 중 수업장면은 꼭 참관하길 추천한다.


4. 쉬는 시간 친구들과도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우리가 갔던 학교 중 미국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학교가 있었는데 이곳은 우리가 방문했을 때 중국 유학원에서 대거 중국학부모들을 유치하여 단체 방문을 하였다. 스쿨투어 학교 담당자가 우리를 사무실로 안내하고 그곳에서 간단한 설명을 들었는데 계속 밖에서 시끄러운 중국어가 들려서 분위기가 사뭇 학교가 아닌 시장통 같았다. 물론 개교한 지 얼마 안돼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학교가 안정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학교 곳곳을 안내받으러 다녔는데 쉬는 시간 아이들의 모습도 볼 수가 있었다. 워낙 중국인 비율이 높아서 아이들은 중국어를 사용했고 놀이도 다소 거칠게 하고 있었다. 물론 한 번의 참관으로 아이들을 다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수업시간에 이어 쉬는 시간에도 영어를 사용하는 데 제한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국제학교를 다닌다고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모두 일취월장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충분한 Input기간을 걸쳐야 output이 나올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영어음원을 듣고 영어독서를 많이 한 친구들은 이럴 때 조금만 노력하면 영어실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그러한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들은 입을 떼기까지 적게는 3개월에서 6개월까지도 시간이 걸린다.


이때 가장 아이들이 쉽게 스피킹실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은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다. 주말에 플레이데이트까지 하면 일석이조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하는 말에 대한 긴장과 경계심이 어른보다 덜해서 영어발화가 더 쉬운데 그중에도 심리적 요인 때문에 영어발화가 어려운 친구들이 있다. 특히 이 친구들은 놀이를 이용하면 쉽게 발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귀한 시간에 다른 언어를 쓰는 아이들이 많다면 소중한 스피킹 성장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스쿨투어 시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어떻게 노는지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네 학교를 투어 후 아래처럼 정리할 수 있었다.


*IPC 교육과정 학교: 학교 식당에서 알레르기 식단을 가장 철저하게 운영함, 학생 수가 적어 학교 분위기가 가족 같음, 수업 시간 아이들의 수업태도가 진지하고 수업시간이 안정적임.


*미국 교육과정 학교: 학교 규모도 크고 시설도 좋음, 중국인 비율이 높고 쉬는 시간에 중국어를 쓰는 아이들이 많음, 수업 시간 아이들의 태도가 산만하고 교사도 아이들 통제를 힘들어함.


*IB 교육과정 학교: IB교육과정 및 디지털 캠퍼스라 가장 기대가 큰 학교였지만 아직도 공사 중이고 아이 학교 입학 전 공사가 끝날 지 미지수였음(작업복을 입고 스쿨투어를 함).


*영국 교육과정 학교: 나름 숲 속에 있는 학교이고 영국 교육과정을 하고 있어서 기대가 있었으나 학비에 비해 학교시설이 많이 낙후되었고 싱가포르에서 많이 하는 수영수업 시 수영장을 외부로 이용해야 함.


우리 부부는 첫 번째 IPC교육과정을 하는 학교로 결정하였고 입학을 위한 이메일을 보냈다. 우리가 선택한 학교의 학교식당을 보고는 결정하지 않을 수가 없던 것이 Meat, Dairy, Vegetarian 용 식판 색깔이 3가지로 모두 달랐다. 알레르기 아이들의 사진은 대문짝 만하게 붙여놓고 철저히 관리하고 있었다.


또한 그 학교의 아이들은 수업태도가 매우 좋았고 아이들의 태도가 차분하며 안정적이었다. 학교의 아이들 국적 비율도 고르게 분포되어 있었다. 다행히도 스쿨 투어 후 안정적으로 학교를 선택할 수가 있었고 싱가포르에 다녀와서는 입학준비를 차근차근해나갔다.


아이는 3-4월쯤 입학시험과 인터뷰를 비대면으로 실시하고 필요서류를 제출한 후 학생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이 과정도 쉽지는 않았으나 어떤 것은 쉬운 것이 있겠느냐하는 마음으로 담담히 준비했다!!


다음 편에서는 아이가 싱가포르 입성 전까지 어떻게 영어를 준비했는지 공유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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