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몰아닥친 비바람에
힘 없이 나브끼는 어린 벛꽃 잎
사방을 몰아닦친 시퍼런 서슬에
하나 같이 길바닥으로 팽개쳐졌다
그 어둠 속 그대가 나를 떠나가며
살며시 즈려밟아 새겨진 발자국
나 홀로 밤을 넘어 새벽까지
애써 반대로 뒤집어 붙여 놓는다
내가 없는 먼 곳으로 그대 떠나가며
길에 하얗게 새겨진 뒤집힌 꽃잎들
그날 그길에서 홀로 기다리는 내게로
사뿐 사뿐 걸어 되돌아 오라고 기도한다
지나쳤던 바람이 혼자 찾아오면
날지 않게 온몸으로 버티는 여린 잎
그대 발자국 허공에 날아가지 않도록
하이얀 꽃잎 한장에 슬픈 눈물 한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