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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애상

by 곰탱구리

외로운 공간에 비가 내리면

떨어진 눈물은 땅 위를 흐른다


홀로 갈곳 없이 떠돌던 태양은

마침내 암갈색 구름에 바스러진다


짙은 어둠은 장막을 펼쳐 내어

슬픔 대지의 얼룩을 애써 가리운다


나의 외로운 공간에 하나 둘

내가 없는 너의 세상에도 하나 둘


빗방울이란 이름을 지워버리고

다른 세상에 다른 존재가 되어버린다


나의 가슴에서 떨어져 나간 빗 방울이

내가 없는 너의 세상을 울며 지난다


그대 조차 없는 세상에 이르면

우리는 어떤 이름으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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