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옥상에서 별 하나가 땅바닥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무거움으로 쿵 하고 떨어졌다고도, 바닥에서 토마토로 으깨졌다고도 한다
바람을 열어젖히고 냉랭한 공기를 온몸으로 밀며 결말에 다다랐다고 한다
최초관측자는 자신의 천체관측 소감을 흥분한 채 밝혔는데
새벽을 거래당한 그는 아무도 관심 없던 이인감과 도심지의 빛 공해로
두 눈이 가려 그 찰나는 포착 못했지만
구름에 가려진 달이 값비싼 시간을 내어 비췄을 때를 묘사했다 미지근하게 벗겨진 맨틀이 냉랭한 바닥과 마주한 채 체열을 빼앗기고 있었으며 갖은 채도의 외핵과 내핵이 촛농보다 빠르게 흘러나왔지만
전선 위에 걸쳐 관망하는 달도 구름도 까마귀들도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어떤 별이든 바라봄으로 마음에 담을 수 있다면
토마토가 되지 않았을 거라고 아쉬워했다
한껏 짙어진 별 그림자 주위로 슬리퍼를 끌고 몰려든 유사 학자들은
자신들의 이론을 수군대기 바빴고
슬리퍼와 접근 금지란 단어를 가로지르는 관념들이
별에 대한 경외와 존중을 깨부숴 무성한 수군거림으로 감싸더니
가벼운 말들만 모여 폴리스라인 아래로 썩은 토마토를 정립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