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용실을 이용하는 어린 아기 손님들은 대부분 헤어 커트를 할 때 울지 않는다.
나는 아이들을 울리면서 억지로 커트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 손님을 잘 케어 하는 편이다.
그런데 어린 아이 손님들을 데리고 미용실을 찾아오는 고객들은 미용실을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붙잡고 부모가 원하는대로 헤어 컷을 하길 원한다.
아이는 부모의 손에 머리가 꽉 붙잡힌 채 억지 고개를 숙이고 발버둥치며 운다. 그렇게 자르기 싫어하는 아이를 굳이 울려가며 커트를 해야 하나?
어느 아이 손님은 헤어 커트를 시작하기도 전에 너무 심하게 울어서 나는 커트는 시도하지도 못하고 만화를 틀어주고 동요를 틀어주고 마음을 편안한 게 한 후 천천히 빗질을 하기도 한다.
부모의 모습도 다양하다. 내가 아이와 놀며 아이의 마음 상태를 편안하게 만드는 시간을 기다려주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미용실 문을 들어오면서 아이가 울기 시작해도 아이의 울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용실 의자로 데리고 가서 아빠 무릎에 억지로 앉히고 꽉 잡아버리는 부모도 있다. 나는 깜짝 놀라
“ 어!! 아이한테 왜 그렇게 하세요? “
라고 물으면 부모의 대답도 대단하다.
“ 어차피 우니까 빨리 커트 해주세요.”
나는 그렇게 커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이 눈에 믿었던 부모도 그 순간 괴물 같아 보일 것이고 무서운 가위를 든 이 아줌마도 괴물같이 커 보일 텐데 아이가 울든 말든 빨리 커트해달라는 부모들이 있다.
“ 저 우는 애기 머리 안 만져요. 안 울리고 커트 해 드릴 수 있는데 이렇게 누르면서는 안해요.”
나를 믿고 아이가 진정 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부모도 있고 내 말을 무시하고 그냥 자르라는 부모가 있다. 실제로 나는 어느 아이 부모에게
“ 아, 죄송하지만 저는 이 아이 머리 못 만져요.
다른 곳에 가셔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자르다가 귀라도 다치면 제가 그때부터는 일을 못할 것 같아요.”
내가 이렇게 말했던 이유는 아이가 힘들어해서 울기도 했지만 아이보다도 부모의 태도였다.
아무리 어린 아이여도 아이의 감정이 무시된 어른의 행동은 옳지 않다.
한가지 예가 더 있다.
억지스럽고 강압적이고 강제적인 부모.
사춘기 자녀의 눈을 가린 머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아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눈썹 위로 짧게 커트해 달라는 부모.
아이가 싫다고 말하지만 엄마는 곧
“ 시끄러!! 눈을 그렇게 가리고 어떻게 공부를 하냐!! 가만히 있어! 학생이 학생답게 하고 다녀야지!!”
라고 말하며 아이의 의사 따위는 반영되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아이가 뭘 크게 잘못해서 일어나는 상황은 거의 없다.
부모의 눈에 아이의 행동이, 또는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아 부모의 생각과 뜻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나는 책이 알려준 대로, 또는 먼저 경험한 나의 고객님들이 말해준 대로 실천하는 부모인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자신 있게.
‘그렇다! 나는 실천하는 부모이며 아이를 이해하고 많은 부분 아이 뜻을 존중하는 부모다’ 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보는 아이의 행동이나 생각은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흔히 할 수 있는 행동들이고 생각들이기 때문에 아이가 이해 된다.
중 1때까지 2주에 한번씩 커트를 하던 아들이 중 2학년에 올라가면서 커트하자고 하면 아직 길지 않은 것 같다며 다음에 자르고 싶다고 했다. 나의 마음도 여느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 아들아~ 너 지금 머리 지저분해! ‘
라고 말하고 싶지만 나는 가볍게
“ 엄마 눈엔 지저분하고 단정해 보이지 않는데..
아들은 언제쯤 커트하고 싶을까?? 알았어~ “
하고 만다.
우리 아들은 작년, 헤어 커트를 고작 4번하고 1년을 지냈다.
아이를 대하다 보면 별거 아닌 일로 큰소리 내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우리 집 이야기는 아니다.
대부분의 사춘기 자녀를 둔 집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의 생각에 화낼 일이 아닌 것들로 화내는 엄마들이 많더라.
초등 고학년이 되는 시기부터 부모가 아이에게 제일 많이 해야 하는 말을
“ 그렇게 하고 싶어? 그게 좋겠어? 그래 그럼 생각대로 한번 해봐~ “
등의 지지하는 말 이어야 한다.
초등 고학년이 되는 시기부터 부모가 아이에게 가장 마지막까지 참아야 하는 말은
“ 안돼!! 조용히 하고 엄마 말 들어!! 시키는 대로 해!! “
등의 강요하거나 강압하거나 강제적인 말이다.
사춘기 아이를 대할 때 부모의 말투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
요즘은 초등 고학년부터 사춘기가 온다고 한다. 내가 손님으로 만난 아이들은 다들 온순하다. 나와의 대화에는 마냥 아이 같은 모습만 있다. 그런데 아이의 부모가 대화를 끼어들 때 아이는 짜증스러운 눈빛으로 변한다.
그런 아이를 보고 그 아이의 부모도 아이를 대하는 말투나 표정이 짜증으로 변한다. 그리고는 이내 나에게 아이를 고자질이나 험담을 하듯 얘기한다.
그럼 이 두 사람의 짜증스러운 말투나 표정은 누가 먼저 시작했을까?
제안하는 말투, 목소리의 톤을 높이지 않고 명령적이지 않은 말투 등 아이를 편안하게 해주는 말투가 중요하다.
아이를 대하는 말투가 날카롭다면 아이의 사춘기는 가속화 될 것이다.
내 아이가 건강한 사춘기를 보내기를 원한다면 부모의 말투부터 바꾸어 실천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