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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맞는 몰입 방법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어떠한 방식으로 타개해 왔었는지를 생각해 보자.

by 킴익스피어

학교 다닐 때 본인은 어떤 스타일의 학생이었나 생각해 보자. 나는 중학교 때와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어울려 학원을 다니는 게 그렇게 즐거웠다. 공부를 한다는 명목하에 부모님을 겉으로 만족시키면서도 친구들과 기가 막히게 놀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 당시 공부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고등학교 2학년을 지나 3학년에 접어들면서, 꼭 가고 싶은 대학교가 생겼고 입학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결심한 이후 나는 더 이상 학원을 다니지 않았다. 학원은 친구들과 놀기 위한 핑계였을 뿐이었다.(지금 생각해 보니 부모님의 피 같은 돈을 철없이 펑펑 써댄 내가 부끄럽기도 하다.)


목표를 세우고 계획표를 작성한 뒤, 월간 주간 단위로 목표를 지속적으로 수정하며 수능날까지 공부했다. 부족한 과목 딱 하나, 과외받은 것 외에 혼자 공부했다. 강의가 필요하면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그때는 그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본능적으로 행동했을 뿐이나, 지금 생각해 보니 이것이 나에게 맞는 몰입 방법이었다.(결국 원하는 대학 중 1순위는 가지 못했지만, 2순위는 합격했다.)


직장에서 어떠한 새로운 업무를 맡거나 큰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을 때 나는 역시 나만의 동굴에 들어간다. 고요한 나만의 동굴에 들어가서 필요한 지식을 정리하고 쌓아서 활용할 수 있도록 다듬는다.


논문을 작성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주변에서는 '대학원 친구들을 많이 만들거나, 학술 동아리에 참여하는 등 인맥을 넓히고 정보를 많이 얻는 것이 이롭다.', '결국 논문을 작성하고 졸업하는 데도 도움 될 것이다.', '교수님들과도 두루 얼굴을 알리고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등의 조언을 해주었다.


물론 좋은 말이다. 내가 그러한 활동을 하며 만족을 느끼고 실제로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면 말이다. 그러나 논문 학기가 되자, 결국 나는 또 나만의 동굴에 들어갔다. 동아리 활동? 선후배와의 정보 교류? 여러 교수님들과의 미팅? 그런 것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지도 교수님과의 면담을 지속하며, 각종 참고문헌을 바탕으로 정보를 차곡차곡 모으고 정리하고 작성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지속했다. 몇 달 동안 카페를 전전하고 방에 틀어박히기도 하면서 말이다. 이것이 나에게 맞는 몰입 방법이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간다. 나는 어느 정도 외향적인 면도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 사회성도 중요시 여긴다. 그런 부분을 등한시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정말 극도의 집중력을 가지고 몰입해야 할 때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을 기억해 내고, 논문을 작성할 때도 그를 응용해 보자는 말이다.)


눈을 감고 이전의 기억을 더듬어보자. 내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어떠한 방식으로 타개해 왔었는지를. 성취감을 맛보며 한고비를 넘었을 때를 생각해 보라. 그것이 본인이 몰입하는 방법일 것이다. 논문을 쓸 때도 그 방법을 기초로 본인이 가진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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