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사유하는 독서

by DJ Mar 09. 2025

"책을 읽는 시간도 함께 살 수 있다면 책을 사는 것은 좋은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체로 책을 구입하는 것과 그 책의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을 혼동한다." 쇼펜하우어


 책을 산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함께 산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책을 사는 것과 그 내용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혼동한다. 책장을 가득 채운다고 해서 우리의 머릿속이 가득 차는 것은 아니다. 쇼펜하우어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사유 없이 책만 읽는 것을 경계했다.


“우리의 행복은 주머니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보다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의 말처럼,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사유의 힘이 필요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삶을 깊이 있게 살아가려면 독서는 분명 중요한 도구다. 하지만 무조건 많이 읽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책을 읽으며 남의 생각만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나만의 사고가 형성될 기회가 사라진다.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 없이 글을 읽기만 한다면, 결국 우리는 다른 사람의 길과 사유를 따라가기만 할 뿐이다.


 40대는 책을 가장 많이 읽을 수 있는 시기이다. 학창 시절에는 전공 관련 서적 위주로 좁은 분야에 국한되어 읽었다면, 이제는 관심사가 넓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깊어진다. 또한,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되고, 체력적으로도 특히 눈이 건강하여 독서하기에 좋은 시기다. 하지만 이 시기에 오히려 남의 생각에 휩쓸린다면 중요한 선택에서 흔들리기 쉽다.


 최근 파이어족, 조용한 퇴사, SNS로 돈 버는 방법 등에 대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한 책을 읽다 보면 ‘나도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몇몇 지인들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도전 자체는 나쁘지 않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나의 적성과 가치관에 맞는지 스스로 깊이 생각해보는 것이다. 유행을 좇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방향인지 고민하고 결정해야 후회 없이 나만의 길을 갈 수 있다.


 진정한 행복은 자기만의 정신에서 열매를 맺는 것이다. 독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철학자가 되고, 그들은 사유하는 과정 자체에서 기쁨을 느낀다. 그래서 독서를 더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글쓰기가 도움이 된다. 책을 읽고 나서, 그 내용을 나의 언어로 정리하고 생각을 덧붙이면, 단순한 독서를 넘어 온전히 나의 것이 된다. 독서는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다. 그것은 나를 더 깊이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시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쌓일 때, 우리는 철학자가 되고 삶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이전 18화 인간관계의 거리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